[르포] 한국 중공업의 '심장' 만드는 두산 창원공장

[르포] 한국 중공업의 '심장' 만드는 두산 창원공장

창원(경남)=최우영 기자
2014.06.16 07:54

경남 창원 445만㎡ 부지에서 발전기 주기기·선박엔진·공작기계 등 산업 주요설비 제작

두산엔진이 세계 최초로 LNG(액화천연가스)와 벙커씨유를 모두 사용하는 대형선박용 전자제어식 이중연료 ME-GI(가스분사식) 엔진 생산에 성공했다.

지난 13일 김해공항에서 40여분 가량 달린 뒤 당도한 창원시 성산구 신촌동 두산엔진 공장.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등 두산타운을 이루고 있는 창원의 두산 계열 6개 공장 중 하나다. 이 공장에서는 선박용 이중연료 저속엔진인 ME-GI(가스분사식) 엔진 납품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 엔진은 지난해 3월부터 미국 나스코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미국 TOTE(토테)사의 3100TEU급 컨테이너선에 설치될 출력 3만5600마력의 이중연료 ME-GI 엔진으로 설계, 제작을 거쳐 지난 3일 공식 시운전을 마쳤다. 두산엔진이 세계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ME-GI 이중연료 엔진은 벙커씨유보다 저렴한 LNG를 주 연료로 사용하고 벙커씨유는 보조 연료로 사용함으로써 운항 경비를 대폭 줄일 전망이다. 또 청정 연료인 LNG를 사용함에 따라 기존 디젤엔진 보다 이산화탄소, 질소화합물, 황 화합물 등 오염물질 배출을 현저하게 낮춰 차세대 친환경 엔진으로 평가 받고 있다.

세계 저속선박 디젤엔진 시장에서 점유율 22%로 2위를 기록중인 두산엔진은 올해 1분기 조선업계 불황 여파에 영업손실 192억원, 당기순손실 188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었다. 그렇지만 두산은 흑자전환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엔진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효율을 높이고 환경설비를 강화한 '에코십'이 대세가 되다보니 이중연료 엔진에 대한 각 선주사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두산엔진에서 차로 20여분 걸리는 곳에 위치한 두산인프라코어 공장에서는 기계 가공에 쓰이는 공작기계 생산에 여념이 없었다. 공작기계는 조선·항공·완성차업계 등에서 부품을 가공하는 기계다. '기계 만드는 기계'로 '마더머신'으로 불리기도 한다.

공작기계 공장 한켠에 마련된 전시관에는 정밀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제품들이 전시됐다. 사람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0.005㎜ 굵기의 금속 칫솔모부터 붓으로 그린 듯한 초상화가 새겨진 금속판까지 다양했다.

엔지니어들이 작업하는 '정밀가공실'은 통유리로 둘러쌓여 있었다. 유리창에 손을 대자 6월 중순의 후덥지근한 바깥 공기를 느낄 수 없도록 서늘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공작기계는 가공 정밀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냉난방시스템을 통해 사시사철 온도를 19~21℃로 맞춘다"고 설명했다.

직원 수 1400여명의 공작기계 공장에서는 생각보다 직원 찾기가 힘들었다. 이는 대부분 설비가 자동화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공장의 무인가동 시간은 1년 전체 작업기간 중 90%에 육박할 정도였다. '기계 만드는 기계' 역시 '기계' 스스로 만드는 첨단 기술의 현장이었다.

지난 3일 시운전을 마친 대형선박용 전자제어식 이중연료 ME-GI 엔진. /사진=두산엔진
지난 3일 시운전을 마친 대형선박용 전자제어식 이중연료 ME-GI 엔진. /사진=두산엔진

두 공장에 앞서 찾은 두산중공업은 원자력발전소에 들어갈 주기기를 제작하는 곳인 만큼 공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보안등급을 부여받아야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문에서부터 30여분 걷자 터빈, 블레이드 등에 쓰일 기초 소재를 만드는 두산중공업 주단조 BG(사업부문) 공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주조공장에서 액화철을 식혀 형태를 갖춘 거대한 쇳덩어리들이 대형 크레인에 매달려 쉴 새 없이 단조공장으로 넘어왔다. 단조공장에서는 1만3000톤, 4200톤, 1600톤 규모 3대의 프레스가 1200℃ 넘는 온도에서 시뻘겋게 달궈져 말랑말랑해진 쇳덩어리를 눌러댔다. 황무성 두산중공업 주단BG 상무는 "수타면 반죽을 치면 칠수록 부드러워지듯이 주조된 철도 고온으로 달군 뒤 수차례 두드려 져야 우리가 원하는 형태(산업용 기초소재)로 가공하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황 상무가 일컫는 '우리가 원하는 형태'란 원자력 발전기 주기기부터 선박 엔진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포함한 산업용 기초소재들이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력발전소, 화력발전소 등 플랜트 설계부터 기자재 공급, 건설 및 시운전까지 도맡아 수행하는 국내 최대 발전사업 EPC(일괄 설계·구매·시공) 업체다. 이를 위해 공장 자체가 일원화 공정으로 운영된다. 고철 스크랩을 녹여 쇳물을 만든 뒤 단조공장에서 쇳덩어리로 굳힌다. 이후 주조공장으로 넘어가 구체적 형태를 갖춘 뒤 터빈공장, 원자력공장 등에서 실제 제품이 된다. 이 제품들을 세계 곳곳으로 나르기 위해 공장 내부에 부두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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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미래산업부 유니콘팩토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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