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쟁자는 포스코 아니라 알루미늄업체"

"우리 경쟁자는 포스코 아니라 알루미늄업체"

당진(충남)=황시영 기자
2014.06.26 16:33

[르포]차체 경량화 한참인 현대제철 당진공장 기술연구소 가보니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기술연구소 실험실에서 한 연구원이 광학현미경으로 금속의 조직을 분석하고 있다/사진=현대제철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기술연구소 실험실에서 한 연구원이 광학현미경으로 금속의 조직을 분석하고 있다/사진=현대제철

"우리의 경쟁자는 포스코가 아니라 알루미늄업체"

충남 당진에 위치한현대제철(34,250원 ▲800 +2.39%)기술연구소 통합개발센터. 차체 경량화를 위한 적수(敵手)가 기존 철강업체가 아니라 알루미늄업체라는 현대제철 연구원들의 말에서 자신감이 묻어난다.

통합개발센터의 목표는 차체 강판을 테슬라 전기차의 뼈대 역할을 하는 알루미늄만큼 가볍게 만드는 것이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무거운 만큼 전체 중량을 맞추기 위해 철강재 대비 가격이 3배나 비싸지만 무게는 훨씬 가벼운 알루미늄을 쓴다.

차체 무게는 철강재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철강재가 가벼워야 차가 가벼워지고 연비도 개선된다. 특히 이곳 기술연구소는 현대제철의 브레인들이 모인 곳이다. 현대제철 소속 연구원들이 대부분이지만, 프로젝트에 따라 현대·기아차, 현대하이스코 연구진이 파견돼 연구개발 단계부터 함께 머리를 맞대고 수직계열화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기술연구소 로비에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를 철강재 뼈대(Cage)만 실물 크기로 볼 수 있게 해 놨다. 초고장력강판(AHSS·인장강도 60kg급 이상) 비율이 51.5%라고 씌어있다.

BMW 5 시리즈 대비 약 1.6배 강도가 높은 것이다. 인장강도가 60kg급 이상이라는 것은 1㎟ 굵기의 철사에 60㎏ 이상의 물건을 매달아도 끊어지지 않는 강도를 뜻한다.

현장에서 만난 나광수 현대제철기술연구소 과장은 "충돌안전성 확보를 위해 초고장력강판 사용 비율을 높이는데 이는 차체 경량화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핫스탬핑 등 성형기법도 차체 경량화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핫스탬핑은 철강재를 900도 이상 달궜다가 금형을 이용해 차갑게 식혀 강도를 순식간에 인장강도 150kg 이상으로 높이는 기법이다.

부품분해분석실에는 '뉴어코드', 폭스바겐 '골프', 볼보 'C30', 르노 '메간', BMW '745Li'의 철강재 외판들이 즐비하다. 해외신차를 구매해 뜯어보고 분석해 차체 경량화 연구에 도움을 얻는다.

기술연구소 옆에 있는 제2냉연공장으로 갔다. 이곳에서 초고장력강판이 만들어진다. 냉연공장에서는 열연 공장에서 넘어온 열연 코일이 레이저 용접기로 연결된다. 이어 강판의 모양이 잡히고 표면의 불순물이 제거된다.

미세 불순물을 한번 더 없애기 위해 산세(염산으로 세척)된 강판은 고객사의 요구에 맞는 폭으로 잘라지고, 압연을 거쳐 표면이 부드러워지는 소둔 공정을 거친다. 여기에 도금이 되면 초고장력 강판이 되는 것이다.

송기원 현대제철 대리는 "철강재가 단단해질수록, 즉 고장력강이 될수록 두께가 얇아지고 무게도 내려간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2냉연공장에 9220억원을 투자했고 냉연 강판과 아연 도금 강판을 연간 150만톤 생산하고 있다.

연구소 옆 공터에는 특수강(고강도·내마모성이 요구되는 엔진, 변속기 등) 공장 건설이 한참이다. 현대제철은 내년 10월에 이 공장을 준공하고 2018년까지 당진에서만 안정적으로 연간 100만톤(t) 특수강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냉·열연 제품에 이어 차량용 소재까지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면 당진은 진정한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로 탈바꿈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까지 374종의 기본 강종을 개발했다. 이 가운데 자동차 관련 강재가 86종이다. 일반열연강재 139종, 후판용 강재 149종도 함께 개발했다. 기술연구소는 자동차용 고강도·경량강판에 집중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충격에 강한 내지진 강판, 내부식성이 뛰어난 API강재(유정관 등에 사용), 장보고 기지 건설 등에 사용돼 품질을 인정받은 극한 환경 고강도 후판 및 형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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