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동부하이텍 매각을 보는 착잡한 시선

[기자수첩]동부하이텍 매각을 보는 착잡한 시선

강경래 기자
2014.08.25 13:39

"매각을 추진중인 동부하이텍을 바라보는 팹리스(fabless, 반도체개발전문)업체들의 마음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국내 한 팹리스업체 임원의 말이다. 그는 "일부 반도체 제품 생산을 동부하이텍에 맡기고 있지만, 매각설이 나오면서 불안한 마음에 생산을 맡길만한 다른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부하이텍은 2004년 동부전자와 아남반도체가 공식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출범 당시 사명은 동부아남반도체였으나, 이후 동부일렉트로닉스 등을 거쳐 2007년부터 현재 사명을 유지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두 가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첫 번째이자 유일한 파운드리 전문회사라는 것이 그것이다. 파운드리(foundry)는 반도체 전공정을 위탁받아 생산만 하는 회사를 말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국내에서 관련사업을 하고 있으나, 이들 기업은 독자 반도체 제품 비중이 높아 순수 파운드리로 분류되지 않는다.

동부하이텍은 TSMC, 글로벌파운드리즈 등 해외 업체들이 주도하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그동안 국내 토종 업체로서, 반도체 개발만 전문으로 하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들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왔다. 국내 200여 팹리스 업체들은 대부분 동부하이텍을 통해 자사 반도체 제품을 한번 이상 생산해본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동부하이텍은 'MPW'(Multi Project Wafer) 등을 통해 스타트업 팹리스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시생산하도록 지원해왔다. 이런 동부하이텍의 지원속에실리콘웍스(65,700원 ▲800 +1.23%), 실리콘화일,피델릭스(1,235원 ▲42 +3.52%)등 수백~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중견 팹리스 업체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동부그룹의 강도 높은 자구방안의 일환으로 동부하이텍의 매각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팹리스업체들이 착잡한 심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본주의에서 국내 팹리스 산업을 위해 동부하이텍의 매각 자체를 철회하거나, 해외 매각은 안된다는 주장을 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동부하이텍이 매각된 이후에도 국내 팹리스 업체들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만은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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