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中진출 전초기지 칭다오 서해안경제신구 가보니…

[르포] 中진출 전초기지 칭다오 서해안경제신구 가보니…

임동욱 기자
2014.11.16 10:30

한중 FTA 기대감 물씬…해양자원 기반 '서비스산업' 육성 역점

서해안경제신구 기획전시관 내 전시모습 /사진=임동욱 기자
서해안경제신구 기획전시관 내 전시모습 /사진=임동욱 기자

"한중 FTA 타결로 한중 양국의 경제협력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새로운 경제협력 전략을 양국이 함께 세우자."

뤼밍진 중국 칭다오시 부시장은 지난 12일 칭다오시 경제기술개발구 소재 힐튼 칭다오 골든비치 호텔에서 열린 '2014 한중 CEO포럼' 개회사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날 포럼이 열린 약 500석 규모의 대연회장은 포럼 시작 5분 전 참석자들로 자리가 모두 찼고, 자리를 잡지 못한 상당수 참석자들은 뒷자리에 서서 발표자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한중 FTA 협상 타결 후 48시간도 지나지 않았지만 중국 지방정부 측은 '한중 경제협력'의 세부적 실행방안을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이번 포럼을 취재하기 위해 방문한 한국 기자단은 칭다오의 경제 발전 현황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칭다오 맥주'의 본고장으로,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미 칭다오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기자단에게 칭다오의 첫 인상은 '황량함'이었다.

칭다오 리우팅 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인 이곳 경제기술개발구는 현재 '개발중'이었다.

저녁 5시30분 해가 지고 난 뒤 호텔 주변은 인근 건물의 약한 불빛을 제외하면 '암흑천지' 였다. 건너편 우뚝 솟은 고층 아파트들은 인적이 없었다. 식당이나 상점도 찾기 어려웠다. 일각에서 "우리는 호텔에 갇혔다"는 탄식도 흘러나올 정도였다.

다음날 아침 예정된 칭다오 서해안경제신구 방문을 위해 버스에 올랐다. 칭다오의 수려한 풍경과 경제발전상을 기대했다가 '컴컴한 야경'에 실망했던 기자단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

호텔 출발 후 30분 정도 달리자 칭다오 해변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방이 '공사중'이었다. 일부 동행자들 입에서 "이렇게 건물을 많이 지어도 괜찮을까" 하는 탄식이 터져나왔다.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가 새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칭다오는 상주인구 896만4000명으로 국제적으로 유명한 항구, 관광휴양도시다. 이미 '중국브랜드도시', '국제요트도시', 전국 14개 대외개방 연안 항구도시', '중국 10대 최적 경제활력 도시', '동북아 국제항운 중심도시'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한국 인천국제공항에서 1시간 거리인 칭다오는 한국과의 지리적 근접성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한국과의 경제통상 교류가 가장 일찍 진행된 도시다. 현재 한국은 제1의 칭다오 투자 대상국이자, 2위 무역 대상 국가다.

칭다오시 측은 이미 개발이 끝난 도심 지역 대신 새롭게 건설 중인 '새로운 칭다오'를 한국 취재진이 주목하길 원하는 분위기였다.

칭다오의 서해안에 자리잡은 칭다오 서해안경제신구의 육지 면적은 2096㎢로 칭다오시 도심면적의 2/3에 달하고 해안선 길이는 282㎞다. 지난해 기준 상주인구는 171만명.

서해안경제신구는 중국 정부가 한중 협력을 실행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삼은 지역이다. 올해 6월3일 중국 국무원은 국가급 경제신구로 칭다오서해안경제신구를 공식 비준했다. 상하이푸동신구, 텐진빈하이신구 등에 이어 중국 내 9번째다.

국가급 경제신구는 신구 설립 및 개발건설이 국가전략 차원으로 승격, 모든 개발 단계가 국무원의 기획지시와 비준을 거쳐야 한다. 국가급경제신구는 다른 개발구 대비 더욱 개방적이고 혁신적 과제를 부여받고, 중앙 정부 차원에서 부여하는 혜택도 많다. 현재 중국에는 총 10개의 국가급 경제신구가 설치됐다.

서해안경제신구 개발의 화두는 '해양경제'를 주축으로 한 발전이다. 서해안경제신구 중심에 자리잡은 기획전시관은 이 같은 해양경제 중심의 발전목표를 선전하기 위한 곳이었다.

서해안경제신구 개발 후 모습을 담은 약 100미터에 달하는 대형 파노라마 모형에 방문자들은 입을 벌렸다. 해양자원을 기반으로 무역, 건강의료, 컨벤션, 문화산업, 해양산업을 중점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이 한 눈에 펼쳐졌다.

이곳에 현대적 물류센터를 건립해 동아시아의 중심 물류기지로 육성하는 한편, 한국의 선진화된 의료기관 등과 손잡고 국제 건강진료센터 및 전문클리닉을 세우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종합 컨벤션 센터 및 테마파크 개발을 통해 인근의 비즈니스 및 관광 수요를 대거 흡수하고, 2016년 9월로 예정된 칭다오 국제영화제를 기반으로 아시아의 '헐리우드'를 건설하는 등 영화산업을 중점 육성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실제로 중국 부동산 재벌인 다롄완다그룹은 최대 500억 위안(약 9조원)을 투입, 이곳에 세계 최대 영화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테마파크·영화촬영장·영화관·영화레저타운 등이 동시에 들어설 예정이다. 1기 공사 완료 시점은 2016년 6월이며, 2017년 6월 전공정이 완료될 계획이다.

완다그룹이 건설중인 영화테마파크 현장 /사진=임동욱 기자
완다그룹이 건설중인 영화테마파크 현장 /사진=임동욱 기자

칭다오시 측은 "한중 교류를 기반으로 한국과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디자인설계 등 문화 영역의 협력을 원한다"고 밝혔다.

짧은 서해안경제신구 참관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는 침묵이 흘렀다. 한국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의료, 문화 등 서비스 분야에 중국도 이미 눈을 돌리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

강력한 정부의 육성 정책과 막강한 재원으로 무장한 중국을 한국이 협력 파트너로서 어떻게 대해야 할 지 고민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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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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