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종합상사-자원개발 합병검토…현대重 첫 법인 구조조정

[단독]현대종합상사-자원개발 합병검토…현대重 첫 법인 구조조정

최우영 기자
2015.02.13 11:45

4년 연속 적자 낸 자원개발부문 정리차원… 그룹차원 구조조정 가속화

권오갑 그룹기획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 /사진=현대중공업
권오갑 그룹기획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461,500원 ▼10,500 -2.22%)이 계열사 현대자원개발을현대종합상사(30,900원 ▼1,650 -5.07%)에 합병하는 것을 검토한다. 지난해 10월 권오갑 사장이 그룹차원 사업 구조조정 방침을 천명한 뒤 첫 법인 구조조정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현대자원개발을 현대종합상사와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원개발은 2011년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오일뱅크, 현대종합상사가 500억원을 출자해 만든 법인이다.

현재 현대자원개발 지분은 현대중공업 40%, 현대미포조선 35%, 현대오일뱅크 15%, 현대종합상사 10%로 구성돼있다. 현대중공업은 합병을 위한 첫 수순으로 이달 중 모든 계열사 보유지분을 현대종합상사에 이관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 계동 현대사옥 12층에 입주한 현대자원개발 직원들은 이달 안에 전원 현대종합상사가 입주한 서울 수송동 연합뉴스빌딩 14층으로 이동하게 된다. 현대종합상사는 해당 건물 14~16층을 사용 중이다.

이로써 현대자원개발은 2011년 4월 현대종합상사 자원개발부문이 분리돼 법인 설립된 지 4년만에 다시 현대종합상사 품으로 안기게 됐다. 당시 국내 및 해외 자원개발관련 사업분야 전문화를 위해 분리된 현대자원개발은 신규 프로젝트 발굴에 실패하며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책임지고 지난 8일에는 양봉진 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김용진 상무보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상무급 임원에게 대표이사직을 물려줄 당시부터 현대중공업그룹의 법인 정리 방침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장은 현대자원개발 설립 이후 4년 가까이 대표직을 역임하며 그룹 내에서 자원개발 전문가로 평가 받아왔다.

당초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별로 추진하던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집중시켜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의도였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종합상사가 운영 중이던 프로젝트를 모두 물려받아 장기적으로는 대우인터내셔널 또는 일본계 종합상사와 같이 자원개발부문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키울 방침이었다.

하지만 현대자원개발은 4년 동안 물려받은 해외 프로젝트 배당금만 수령했을 뿐 새 프로젝트 발굴에 번번이 실패했다. 그동안 예멘·오만·카타르의 LNG, 베트남 유전, 러시아 농장 지분을 보유한 데 따른 배당금과 관리 수익만으로 매출이 발생했다. 2011년 20억원, 2012년 27억원, 2013년 2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초라한 실적을 보였다. 모두 수수료 및 배당금 수익이다.

그동안 영업손실은 차곡차곡 쌓였다. 2011~2013년 매년 19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러시아 서부 캄차카 유전 등에서 실패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도 비슷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자원개발부문의 잇딴 실패 이후 기존 사업 외의 신규 발굴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기록한 현대중공업의 3조2000억원대 영업적자도 신규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이번 합병은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취임한 뒤 첫 법인 구조조정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권 사장은 지난해 10월 12일 울산 본사에서 최길선 회장과 함께 주재한 긴급 본부장 회의에서 수익창출이 어려운 한계사업과 해외법인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업조정 작업에 나서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현대자원개발은 이달 내지 오는 3월로 예정된 현대종합상사와의 합병을 앞두고 13일 20대1 감자를 결정했다. 자본금은 500억원에서 25억원으로, 보통주는 1000만주에서 50만주로 감소한다. 감자 기준일은 오는 3월16일이며 감자방법은 주식병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원개발 직원들은 대부분 현대종합상사 공채 출신으로 종합상사가 계동에 있을 당시에도 맞은편 사무실을 쓰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합병 이후에도 통합법인 내부 갈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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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미래산업부 유니콘팩토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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