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보는세상]

포스코건설 비자금에서 시작된 검찰 수사가 포스코그룹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이를 지켜보는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의 감정도 착잡하다. 3년 뒤 대우조선해양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포스코 수사는 정준양 전 회장 재임 시절의 일들에 대해서 수사 초점이 맞춰졌다. 정 전 회장은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뿐 아니라 포스코 P&S탈세, 포스코플랜텍의 성진지오텍 고가 인수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은 39년간 포스코맨이었지만, 그가 회장이 될 때 이명박 정권 실세들이 뒤를 봐줬다는 소문이 돌고, 그 후 유착 관계가 있었다는 게 이번 검찰 조사의 방향이라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오는 29일로 대표이사 임기가 끝나지만 아직 후임을 정하지 못한 대우조선에도 비슷한 징후가 보인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급여와 성과급을 합쳐 연간 보수가 8억원이 넘고,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정권 실세들이 탐내는 자리라는 얘기도 들린다.
지난 3년간 이 회사를 이끈 고재호 대표는 취임 전 매출 13조9033억원(2011년)에서 16조7863억원(2014년)으로 20.7%, 영업이익은 1089억원(2011년)에서 4711억원(2014년)으로 332.6% 개선 시키는 성과를 거뒀지만 연임 얘기는 어디에도 없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표이사 교체를 기정사실화 하고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거론되는 인사들 중에는 정권 실세가 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과거 정권 실세들의 파워게임 속에 있던 포스코 회장 선임을 보는 듯하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은 최근 낙하산 인사는 안된다며, 회사를 잘 아는 사람이 대표를 맡아야 한다고 시위를 했다. 이는 사실상 고 대표의 연임을 지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조가 간접적으로나마 고 대표를 지지한 건 그의 영업력을 높이 사고 있어서다. 해외 선주들과 수 십 년 넘게 쌓아 온 관계가 지난해 수주 목표 초과 달성을 이뤘다는 것이다. 노조를 파트너로 여겨 화합 경영을 펼친 점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회사 직원들은 하루빨리 대표가 선임돼 전 구성원이 영업과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게 되길 바라고 있다. 차기 대우조선해양 대표는 ‘정치권의 줄’이 아니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영업력, 임직원들과 화합할 수 능력을 갖춘 인사가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 그래야 작금의 포스코 사태와 같은 일이 3년 후에는 벌어지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