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업체 취득세 1930억 부과 취소 소송 재판 시작…결과 따라 지자체 희비 갈려
서울에 사업장을 둔 법인이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등록비용을 아끼기 위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등록을 하는 관례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재판 결과에 따라 지자체들 간에 수천억원에 이르는 법인용 자동차 취득세 수입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8일 서울시와 법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토요타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서울 강남구청장 등을 상대로 자동차 취득세 56억1149만여원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첫 변론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 심리로 이뤄졌다.
이 사건 외에도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외국계 자동차 리스업체와 토종 리스업체들이 지난해 서울의 자치구를 상대로 이 법원에 소송을 대거 제기했다. 하나같이 취득세 부과를 취소해 달라는 취지다.
앞서 서울시 자치구들은 리스업체 총 14개사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면서 서울 이외의 지자체에 사업장이 있는 것처럼 꾸며 '원정 위장등록'을 했다며 취득세 1930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일부 업체와 다른 지자체들이 반발하자 안전행정부는 "형식적 자동차등록원부에 사용본거지로 기재된 곳이 취득세 납세지"라는 결정을 내렸고, 서울시는 헌법재판소에 과세권이 어디에 있는지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지난해 3월 전원 일치 의견으로 안행부의 과세권 귀속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리스업체들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 것이다.
국토교통부령인 자동차등록규칙에 따르면 자동차 등록은 개인인 경우 주민등록지에 등록을 해야 한다. 법인도 주사무소 소재지에 등록을 해야 하지만 지점 등에서 사용한다는 등의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다른 곳에서도 등록이 가능하다.
각 지자체들은 경기 둔화로 지방세 수입이 줄어들자 차 값의 7%에 해당하는 취득세를 받기 위해 법인을 상대로 자동차 등록 때 필수적인 공채 매입액을 낮춰주면서 법인 등록 수요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2000CC 이상 자동차의 경우 서울은 차 값의 20%에 해당하는 도시철도채권을 매입해야 한다. 반면 부산과 대구, 인천, 경남, 제주 등은 도시철도채권이나 지역개발공채를 5%만 매입하면 등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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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는 채권 매입 의무액을 낮춰주는 대신 취득세 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는 강남구청 등 법인 등록이 몰리는 곳 인근에 따로 출장 사무소 등을 마련해 '원정 등록'의 편의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서울시의 법인 자동차 등록 점유율은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수입차만 보더라도 서울시의 법인 등록 대수는 1680대로 점유율 6.8%에 그친 반면 인천은 8792대로 35.7%, 경남은 4362대로 17.7%, 부산은 4259대로 17.3%, 대구는 3351대로 13.6%에 달했다.
만약 서울시가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그동안 공채 매입 비율을 낮춰주며 '원정 등록' 편의를 제공했던 다른 지자체들은 그동안 받은 취득세를 모두 서울시로 넘겨야 한다. 리스업체뿐 아니라 일반 법인까지 대상을 확대하면 금액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든 어디든 자동차 등록을 한 곳에서 실질적으로 사용하려는 차량을 등록했으면 문제가 없지만 허위로 지점을 만들어서 등록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법적 판단을 받아본 뒤 추가적인 취득세 부과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