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현동 친환경개발실장 "최대 화두 '비용'..연구 방점은 '시스템 효율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인근에 위치한현대모비스(390,000원 ▲1,500 +0.39%)사옥에현대차(473,000원 ▲4,000 +0.85%)그룹의 첫 친환경 전용 차종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이 등장했다.
아이오닉은 현대모비스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입주한 건물 1층에서 자태를 뽐냈다.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이례적인 신차 전시는 친환경부품 개발에 대한 현대차그룹과 현대모비스의 의지를 보여준다.
"친환경자동차 시장은 이제 태동기를 끝내고 성장기로 올라가는 시점에 있다. 당장 수익성을 따지기는 어렵지만 글로벌 톱 전장전문 부품회사로 자리잡기 위해 미래를 보고 적극 투자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친환경부품 개발을 이끌고 있는 이현동 이사(친환경개발실장·사진)의 말이다. 지난 4일 찾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 소재 현대모비스 마북 기술연구소 전장연구동은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기술이 개발되는 핵심 기지였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글로벌 부품업체 6위에 오른 데 이어 친환경차 부품 등 미래 기술로 대약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가 친환경부문 사업을 본격 시작하게 된 때는 2009년으로, 8년째로 들어선 현재 매출액 규모는 크지 않지만 투자 비중은 높은 편이다.
친환경부문 매출은 현재 4000억~5000억원 규모로,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36조197억원)대비 1%를 조금 넘는 수준인 반면, 친환경부문에 쓰이는 R&D(연구개발) 비용은 전체 투자의 10%가량을 차지한다. 지난해 경상개발비가 5714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500억~600억원 수준이다.
특히 친환경 기술과 자율주행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전장연구동은 2013년 600억원을 투자해 신축한 곳으로 4만㎡ 부지에 완공된 지하 2층, 지상 4층의 건물에는 1000여명의 연구원이 근무 중이다. 이는 기술연구소 전체 2500명 직원 중 40% 규모다.
세계 최초 양산된 수소연료전지차 부품부터 독자개발한 전기 구동모터, 세계에서 2번째로 개발한 차세대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 iMEB, 국내 최초 개발한 인휠시스템(전기 구동모터와 제동장치 등이 일체화된 시스템) 등 핵심 친환경차 기술 등이 대표적인 성과다. 충주 친환경부품공장과 진천 전장부품공장은 이러한 기술력을 생산하는 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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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글로벌 시장에선 주요 완성차업체와 부품회사의 친환경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친환경 차량 판매대수는 200만대가량으로, 2020년에는 6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각 업체들은 오픈 마켓에서 거래되지 않는 극비 친환경차 기술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와 협업하듯 일본 토요타는 덴소와 함께 연구하는 식이다.
이 이사는 친환경차 부품 사업이 현재 시장이 작은 만큼 수익성을 따질 시기는 아니라면서도 친환경차의 향후 경쟁력은 '비용'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97년 토요타 프리우스가 출시된 이후 20년 가까이가 지나며 친환경 시장이 태동기를 거쳤다"며 "각국 환경규제가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제 성장기를 맞이한 시장의 화두는 '비용'"이라고 말했다.
현재 친환경차 부품은 가솔린 등 내연기관 부품대비 15~20%, 많게는 30%까지 값이 비싸다. 이는 자동차 가격을 높여 소비자가 친환경차 구입을 꺼리게 하는 주요 배경이기도 하다.
이 이사는 "어떻게 친환경차 부품을 공용화 할 것인가, 표준화 할 것인가가 비용 절감의 핵심 고민"이라며 "부품이 아닌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는 R&D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태동기에는 여러 부품을 바꿔 쓰며 차종 단위의 최적화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준중형, 중형 등 각 차급에 맞는 표준화된 시스템을 만들어 생산 비용을 낮출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수소연료전지차에서,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차에서 쓸 수 있는 공용 부품 제작도 비용 절감을 위한 중요 과제다.
이는 내연기관에 견줘 '살만한' 친환경차를 만들게 하고, 해당 완성차업체와 부품회사가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배경이 될 전망이다.

이런 면에서 지난달 출시된 '아이오닉'과 다음달 출시를 앞둔 기아차 친환경 소형SUV(다목적스포츠차량) '니로'는 이러한 현대차그룹의 의지를 세계 시장에 알리는 상징물이다.
이 이사는 "과거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 기존 내연기관 바탕의 친환경차량에는 어떤 모터를 쓸지, 어떤 변속기를 쓸지 부품적 관점에서 접근했지만 '아이오닉'은 시스템을 중심으로 최적의 효율을 구현하도록 개발했다"며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 6단 DCT(더블클러치변속기) 등의 조합은 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이같은 친환경차 부품 연구의 영토를 해외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공시를 통해 LG화학과 합작해 세운 계열사 에이치엘그린파워로부터 친환경 차량용 배터리 특허, 노하우를 향후 10년간 기술 이전 받아 중국 현지에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중국 내 예고된 쏘나타 하이브리드, K5 하이브리드 출시에 발 맞춰 중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등 해외 친환경부품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