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전자, 외부인사가 이사회 의장 맡는다

[단독]삼성전자, 외부인사가 이사회 의장 맡는다

박종진 기자
2016.02.15 05:50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정관 변경…이재용 부회장, 경영투명성 강화 조치

삼성전자(220,500원 ▼5,500 -2.43%)가 대표이사가 아니더라도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정관을 바꾼다. 선임 대표이사(CEO, 최고경영자)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외부인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다는 말이다.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서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색깔을 뚜렷이 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다.

14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1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 선임 규정 변경안을 상정한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한 정관 제29조를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이사 중에서 선임한다'로 바꾸는 내용이다. '대표이사'라는 요건을 삭제해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구성원 누구라도 의장이 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정관에 따라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해왔다. 현재 의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앞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윤종용 전 부회장 등 역대 CEO들도 관례에 따라 의장에 선임됐다.

하지만 정관이 변경되면 이사회 의장은 경영진과 별개로 뽑힐 수 있다. 대표이사 CEO가 아닌 일반 사내 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점에서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가 맡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주총에서는 5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김은미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이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교체된다. 이에 따라 정관변경과 이사진교체 이후 삼성전자가 이사회 의장을 교체할지 주목된다.

통상 이사회 의장과 CEO를 분리하면 주주를 대신해 경영을 감독하는 이사회의 독립성이 강화될 수 있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업무 효율성을 중요시해서 CEO의 이사회 의장 겸직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는 경영 투명성을 한층 강화해 주주 신뢰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작년 10월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확대, 분기배당 검토 등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지배구조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는 시도다.

정관 변경 안에는 향후 분기배당 시행에 대비한 조문 정비와 함께 일체의 문구 정비도 들어갔다. 한자투성이 문장과 옛날식 표현을 한글과 현대식 표현으로 모두 고치는 작업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을 이끌면서 주주 친화적으로 기업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불필요한 요소들을 실용주의적으로 바꾸는 변화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며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정관 변경도 이런 연장선으로 읽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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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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