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글로벌 품질력' 갖추고 중국 서부 개발 시대 선점

"일반 공산품은 중국에서 만드는 게 질이 더 안좋다고 하지만 타이어는 다릅니다. 과적을 일삼는 중국 트럭에 장착하려면 한국에서 생산하는 타이어보다 훨씬 강도와 탄성이 좋아야 해요."
지난달 27일 방문한 중국 서부의 관문 충칭시 량장신구(兩江新區)의 한국타이어 중국 제3공장. 전일환 부공장장은 사무실 건물의 현관에 진열된 트럭용 타이어들을 가리키며 품질에 대해 이같이 자부심을 드러냈다.
트럭·버스는 승용차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운행하는 경우가 많고 주행 거리가 길기 때문에 타이어도 내구성과 연비 등의 성능이 좋아야 한다. 특히 중국은 땅이 넓어 물류비가 많이 드는 만큼 트럭이 과적을 많이 한다. 규정 중량의 180% 이상 싣는 것을 과적, 230% 이상 싣는 것을 초과적이라고 한다.
중국에는 500여개 타이어 업체가 있지만 '초과적'에 견딜 수 있는 트럭 타이어를 제조할 수 있는 곳은 한국타이어와 함께 미쉐린, 브리지스톤, 정신타이어(대만 업체) 등 4곳뿐이다.
충칭 공장은 한국타이어가 가흥, 강소 공장에 이어 중국 서부 개발 시대에 대비해 2012년 건설한 공장이다. 현재 연간 승용차용 타이어(PCLT) 560만개와 트럭·버스용 타이어(TBR) 80만개를 제조한다. 한국타이어는 메르세데스 벤츠 트럭, 나비스타 등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충칭공장은 연간 TBR 생산량의 80%에 해당하는 연간 65만개를 북미와 유럽 등지로 수출한다.

충칭은 서부 교통의 요지답게 육로가 발달돼 있기도 하지만 장강 운하를 통해 동쪽으로는 상하이, 서쪽으로는 신장 우루무치까지 화물선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타이어는 향후 추가 투자를 통해 충칭공장 생산 가능량을 2배로 늘려 중국 서부 지역의 타이어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한국타이어 전세계 공장 중 최고 수준 품질력= 충칭 공장의 한국타이어의 전세계 8개 공장 가운데 품질력이 최고 수준이다. 높은 품질의 배경에는 '영업기밀'인 원료 배합 기술과 깐깐한 품질 검사 과정이 있다. 전일환 부공장장은 "도자기를 만드는 장인 정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加油!'(지아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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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내자!'라는 뜻의 중국어 푯말이 걸린 TBR 공장 내부에 들어가자 각종 기기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열기가 몰려들었다.
타이어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등을 섞어 두꺼운 필름 형태로 만드는 '정련'을 시작으로 재단과 압연 비드 압출 성형 가류 등 10여개의 공정을 거친다.
필름 형태의 중간재료를 자르고 철심 등 다른 부자재와 붙인 뒤 성형기에 넣고 온도를 가하면 '그린타이어'가 만들어진다. 타이어 홈을 뜻하는 '트레드 패턴'이 전혀 없는 '민짜' 타이어다. 이걸 다시 트레드 패턴 홈이 새겨진 '가류기'에 넣고 40∼50분당 150도의 온도와 1㎝2당 24kg의 압력을 가하면 타이어 형태가 완성된다. 충칭공장에서는 그린타이어를 '성형기' 1대당 하루에 300개 만들어낸다.
하지만 형태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바로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육안 및 촉각 검사와 기기검사, 밸런스 검사 등 촘촘한 검사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검사장에는 지름이 1.5m 정도 되는 타이어 한 개가 세워져 있었다. 이날 결함이 발견된 타이어라고 했다. 흰색 펜으로 표시된 부분에는 바늘로 한번 찌른 것보다 작은 홈이 손으로 만져졌다. 맨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흠집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가 된 타이어는 재활용하지 않고 바로 폐기된다.
이어 방사선을 이용해 타이어 내부 철심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회전축에서 타이어에 쏠림은 없는지 확인한 다음 위조나 변조를 막기 위해 레이저로 바코드가 새겨지면 중국 각지의 100여개 딜러와 1300여개 소매점으로 향하게 된다. 품질 검사 과정은 '글로벌 원 퀄리티'라는 한국타이어의 방침에 따라 전세계 공장이 동일하다.

◇트럭·버스 타이어 100% 가동…4년만에 흑자 달성=한국타이어 충칭공장은 지난해 11월 월간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4.5% 정도로, 올해가 설립 4년만에 흑자 원년이 될 전망이다. 설비투자 감가상각 기간을 극히 짧은 10년으로 잡아 비용 처리 금액이 큰데도 흑자 전환이 가능한 것은 원가 절감과 함께 TBR을 중심으로 타이어 판매가 확대된 덕분이다. 현재 TBR 설비 가동률은 100%를 달리고 있다.
김현철 한국타이어 중국 마케팅·전략기획 담당 상무는 "중국 타이어 업계는 현재 과잉 생산규모가 조정되는 단계"라며 "이 과정을 거치면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타이어 충칭공장과 차로 10분 거리에 현대자동차가 중국 5공장을 내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한국타이어는 현대차 중국5공장과 신차용 타이어(OET) 납품을 포함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