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사용자에서 출발해 내일을 담아내는 디자인' 슬로건…디자이너만 1500여 명 상주

"삼성전자(193,100원 ▲6,900 +3.71%)가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그 중심에는 항상 디자인이 있었습니다."
19일 찾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에서 만난 이돈태 전무(디자인경영센터 부센터장)의 설명을 듣고 나니 그동안 삼성전자가 전사적 차원에서 디자인에 얼마나 힘을 실어줬는지 쉽게 가늠할 수 있었다.
1971년 단 2명의 전속 디자이너로 시작한 '삼성전자 디자인실'은 현재 축구장 9개 규모(약 5만3000㎡)의 부지에 63빌딩 2배 수준의 연면적(약 33만8000㎡)을 자랑하는 서울 R&D 캠퍼스가 됐다. '삼성전자 디자인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는 무려 1500여명(상주 직원 50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전무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3년 '신경영선언'과 2005년 '밀라노 선언'을 선포할 당시 핵심은 디자인이었다"며 "이후에야 삼성전자는 세계 초일류 브랜드로 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처음 공개한 서울 R&D 캠퍼스인 만큼 극도의 보안 속에 일부 시설만 제한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갤럭시S8에 탑재된 인공지능(AI) '빅스비'가 태어난 A동에 있는 사운드 랩실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눈대중으로 10평 남짓한 공간에 대당 1억 원을 호가하는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DWS)과 함께 드럼과 기타, 신시사이저 등 웬만한 대형 연예기획사 녹음실 뺨치는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사운드 디자이너들은 여기서 빅스비 목소리 일부와 무풍 에어컨의 전원을 켰을 때 나오는 특유의 시원한 실로폰 소리(윈드 차임)를 수백 번이나 반복해 녹음하는 작업(소닉 브랜딩)을 거쳤다고 한다.
남명우 사운드 디자이너는 "빅스비 성우의 목소리 일부는 바로 여기서 만들어졌다"며 "무풍 에어컨은 물론, 삼성전자의 다양한 디바이스에 들어가는 모든 소리는 사운드 디자이너 10명이 여러 악기를 연주하며 작곡부터 제작, 녹음, 튜닝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는 '자율출퇴근제'를 적용받아 하루에 최소 4시간 정도 근무하면 된다고 한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강조하는 서울 R&D 캠퍼스인 만큼 F동 1층 피트니스 센터에는 평일 오전임에도 운동하는 디자이너들이 적지 않았다.
F타워에서 2분 정도 걸었더니 마치 모델 하우스와 비슷한 '홈 익스피리언스 랩'이 나왔다. 50평 규모의 이곳에는 삼성전자의 모든 생활가전과 유럽 가전시장에서 명품 생활가전 제조사로 통하는 독일 밀레사의 제품이 동시에 채워졌다. 주로 해외에서 B2B(기업간 거래) 고객이 찾아올 경우 직접 비교하는 장소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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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주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사용자에서 출발해 내일을 담아내는 디자인'이 삼성전자의 기본적인 디자인 철학"이라면서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일시적인 유행에 치중하기보다는 사용가치를 충분히 담아내는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