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울산, '수소전기차 메카' 부상했지만.."아직 가야할 길 멀어"

[르포]울산, '수소전기차 메카' 부상했지만.."아직 가야할 길 멀어"

울산광역시=장시복 기자
2018.03.22 05:30

[이제는 수소전기차 시대]정부 지자체 30억 지원, 수소충전소 "미래투자의지 있어도, 年1억 운영비 감당 힘들어"

울산 옥동 LPG수소복합충전소 외관/사진(울산)=장시복 기자
울산 옥동 LPG수소복합충전소 외관/사진(울산)=장시복 기자

"환경 규제가 날로 강화되고, 앞으로 궁극적인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해 미리 투자하는 거죠. 주유소협회에서 공문이 내려오자마자 바로 신청했어요."

지난 20일 오전 울산 시내에서 차로 4~5분 빠져나와 석유화학단지 초입에 위치한 SK 폴을 단 자영주유소인 투게더주유소에서 만난 김우호 전무가 수소충전소 시범사업 신청을 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이 주유소는 이미 휘발유·디젤 주유기에, 전기차 충전기 1기를 보유하고 있다. 오는 6월 개장을 목표로 조만간 수소충전소 건설에 들어가 '풀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투게더 주유소에 세워진 전기차 충전기. 오는 6월 수소충전소까지 '연료 풀라인업'을 갖추게된다./사진(울산)=장시복 기자
투게더 주유소에 세워진 전기차 충전기. 오는 6월 수소충전소까지 '연료 풀라인업'을 갖추게된다./사진(울산)=장시복 기자

그는 주유소 뒤편의 텅 빈 1160㎡ 규모 수소충전소 예정부지를 보여주며 "그간 수소충전소는 주로 외곽 지역에 위치했는데, 우린 도심 접근성도 좋고 석유화학단지에서 부생수소 공급도 원활히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위치라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물론 현실적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충전소 건설비는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15억씩을 들여 보조해 주지만, 연간 1억원 가량 소요되는 운영비를 어떻게 감당할지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초기에는 4년간 1억원씩 운영비를 지원했지만 그것도 일회성으로 끝났다.

수요는 뻔한데, 부지의 기회비용에 의무 자격증(고압가스기능사)을 갖춘 충전직원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만만치 않아서다.

정석호 울산시 에너지산업과 주무관도 "수소전기차 활성화를 위해선 충전소 인프라가 최우선 과제인 점은 자명하다"며 "의지를 갖고 참여하는 사업자들의 운영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울산 옥동 LPG수소복합충전소에서 김재용 대리가 수소충전기를 작동하고 있다./사진(울산)=장시복 기자
울산 옥동 LPG수소복합충전소에서 김재용 대리가 수소충전기를 작동하고 있다./사진(울산)=장시복 기자

시 외곽으로 차를 돌려 지난해 10월 준공된 옥동 수소충전소로 가봤다. 기존 LPG 충전소에 복합으로 세운 곳이다.

울산의 2개 수소충전소 중 현대차 매암충전소와 달리 개인사업자가 맡았다. 정부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그나마 운영비가 한시적으로 지원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LPG와 수소 충전기를 바쁘게 오가던 김재용 대리는 "울산에 1세대 수소전기차 투싼ix 57대 돌아다니는데 하루에 많게는 10여대가 충전소를 찾는다"며 "넥쏘가 나오면서 예비 고객들의 운영시간·충전비용 문의 전화가 더 늘었다"고 말했다. 이 충전소에서의 충전 비용은 1kg당 5500원으로 신형 넥쏘 완충시 약 3만 5000원으로 609km를 달릴 수 있다.

울산에는 수소충전소가 기존 2곳이었는데, 오는 6월 투게더를 비롯해 3곳이 문을 연다. 내년 상반기까지 3곳이 추가돼 총 8곳으로 전국 지자체 중 최다 충전소를 보유하게 된다.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 기지(현대차 울산공장)에 최다 충전소·차량을 확보하고 시내에 수소택시(10대)와 버스(올 4~5월 1대 배치 예정)까지 돌아다니면서 울산은 명실공히 '글로벌 수소전기차 메카'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울산에선 전국 부생수소의 60%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울산 동아운수 무공해 수소전기택시/사진(울산)=장시복 기자
울산 동아운수 무공해 수소전기택시/사진(울산)=장시복 기자

하지만 울산만 앞서 나간다고 수소전기차 시장의 확대를 기대하긴 어렵다. 전국 고속도로나 주요 거점망에 충전소 건설이 동반되도록 정부와 각 지자체들이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소택시를 몰고 있는 박영휴 기사(동아운수)는 "승객이 수소택시를 신기해하고 동일한 택시비로 승차감·공간에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면서도 "장거리 고객이 타면 충전 우려가 생기고, 수소전기차 정비 전문가와 부품이 부족한 점은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소전기차 생산라인/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 울산공장 수소전기차 생산라인/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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