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에 수소연료전지 기업 회장 사외이사 제안...모비스에는 고객사 임원 추천

"경쟁사 회장과 고객사 임원을 어떻게 사외이사로 제안하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경쟁사의 회장 겸 CEO를 현대차 사외이사로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기업은 현대차의 핵심 신성장동력인 수소연료전지를 만드는 업체다. 또 현대모비스에는 고객사 임원을 사외이사로 추천해 인사 검증에 한계를 드러냈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사외이사로현대차(553,000원 ▲5,000 +0.91%)에 △로버트 랜달 맥웬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겸 CEO △존 Y. 리우 베이징 사범대 교육기금 투자위원회 의장 △마가렛 S. 빌슨 CAE 이사를,현대모비스(444,000원 ▲12,000 +2.78%)에 △로버트 알렌 크루즈 주니어 카르마 CTO(최고기술경영자) △루돌프 윌리엄 C. 본 마이스터 ZF 아시아-퍼시픽 회장을 제안했다.

다양한 경력을 갖춘 인물을 추천했으나 일부 후보는 적절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맥웬 회장이 현재 일하고 있는 발라드파워시스템은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기업이다. 연료전지를 직접 개발·생산해 수소전기차를 만드는 현대차와는 경쟁관계에 놓일 수 있다.
발라드파워시스템은 현재 여러 자동차제조사와 수소전기차 개발 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최대 디젤엔진 업체 웨이차이 파워가 지분 19.9%를 사들이며 최대 주주가 된 기업이다. 여러모로 연료전지 시장에서 현대차와 부딪힐 수밖에 없는 기업이다.
맥웬 회장이 발라드파워시스템의 회장과 현대차의 사외이사를 동시에 맡을 경우 이해상충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경쟁사의 회장이 현대차의 기업정보와 사업 방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현대모비스 사외이사로 제안된 크루즈 주니어 CTO가 몸담고 있는 미국 전기차업체 카르마는 현대모비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고객사이다. 재계에서는 고객사 임원이 사외이사로 들어가는 것도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이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올해부터 카르마와 거래관계를 확대할 예정이다. 만약 크루즈 주니어 CTO가 사외이사가 된다면 계약에서 큰 부담을 않을 수밖에 없다. 부품개발과 가격 등 핵심정보에 고객사 임원이 접근할 수 있는 것도 문제다.
이외에도 엘리엇이 추천한 인물들은 통신산업과 중국에 경력이 집중(리우)되거나 경력이 항공산업에 국한(빌슨)되는 문제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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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이사회는 "사외이사 주주제안은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며 "하지만 각 후보자들의 경력 전문성이 특정 산업에 치우쳐 있고 이해상충 등의 우려가 있어 반대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이사회도 반대의사를 명확히 했다.
한편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는 다음달 22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이사회가 각각 제안한 사외이사(현대차 3명, 현대모비스 2명)과 표대결을 펼친다.
각각 개별 표결하고, 보통결의 요건(출석주주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 25%이상 찬성)을 충족하는 인원이 많으면 다득표 순으로 현대차 3인, 현대모비스 2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현대차 이사회는 △윤치원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유진 오 전 캐피털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칼-토마스 노이먼 이벨로즈시티 영업마케팅·모빌리티 총괄 △브라이언 존스 아르케고스 캐피탈 공동대표를 각각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