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2위 조선사 합병, 日은 1·2위 합작…현대重·대우조선 합병 성사 필수

중국과 일본이 자국 조선소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조선소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게 불황에 살 길이라는 판단에서다.
한국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주요국 합병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덩치가 커진 중국·일본과 수주경쟁에서 확실한 우위에 서려면 합병 성사가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최대 국영조선사 중국선박공업(CSSC)와 2위 중국선박중공(CSIC)를 합병해 중국선박공업그룹(CSG)를 출범했다.
CSG는 자산 규모만 1120억달러(약 132조원)인 매머드급 조선소로 재탄생하게 됐다. 산하 연구기관과 사업부문, 상장기업 등이 147개, 직원수는 31만명에 육박한다.
일본에서도 1, 2위 조선사가 손을 잡았다. 1위 이마바리조선과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는 최근 자본과 업무 제휴를 체결했는데 곧 양사가 공동으로 출자한 합작사를 만들 태세다. 사실상 합병에 준하는 효과를 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조선소 규모 확대에 나선 배경은 5년 전부터 심화된 조선업 불황을 통한 학습효과다. 급격히 줄어든 일감을 두고 자국 조선소 간 수주 경쟁이 격화돼 제살깎아먹기가 일상화됐고 이는 불황의 골을 더 깊게 만들었다. 올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을 결정한 한국의 지난 5년과 비슷한 구조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황을 지나오며 불어난 부채를 줄일 수 있는데다 자산 구조조정까지 단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 일본도 합병이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합병을 통해 한국 조선업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는다. 인민망은 합병을 통한 CSG 출범과 관련해 최근 "기술 혁신은 물론, 한국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합병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중국과 일본의 몸집 불리기가 한국에 생각만큼 큰 위기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독자들의 PICK!
CSG의 경우 자산과 건조능력 기준 세계 1위 조선사가 되지만 보유한 일감에선 여전히 한국에 미치지 못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한국조선해양(400,000원 ▼2,000 -0.5%)산하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은 지난달 기준 990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인데 새로 출범한 CSG는 860만CGT로 현대중공업보다 적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 부문에선 한국이 독보적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까지 성사되면 실제로 중국과 일본의 몸집불리기는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주요국 결합심사에 문제가 생겨 한국의 몸집 키우기가 불발되면 상황이 복잡해질 것"이라며 "중국은 국가 차원의 선박 발주와 선박 금융 지원 능력도 있어 한국 업계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