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장서 서울로 불안감 역상경…본사 가동 차질 시 더 큰 문제

대기업들의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스트레스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지방 공장 가동중단 불안감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젠 서울 광화문과 강남 일대 '본사 셧다운(일시정지)'를 막기 위해 이중고를 치르고 있다.
SK그룹은 24일 아침부터 종로 본사 출입통제 수준을 '최고 단계'로 격상했다. 모든 출입문을 막고, 자동문은 아예 수동으로 전환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손목 체온을 좀더 정밀하게 재기 위해서다. 열화상 카메라에만 의존했다가는 코로나 방호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강남에 본사를 둔 대기업들도 코로나와의 전쟁을 강화하긴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주말부터 양재동 본사 직원들의 체온을 일일이 확인한 뒤 출입시키고 있다. 종로에 사옥이 있는 한화그룹은 주출입구 사방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한데 이어 추가로 개별 체온을 확인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긴장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서울 본사에서 나올 경우 지방공장 셧다운과는 비교할 수 없는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방 공장은 사실 외부인 방문이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외부인 출입금지의 효과도 즉각적이다.
반면 서울 본사들은 수많은 사업 관계자와 고객들이 수시로 방문해 방역망에서 한층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본사는 특히 국내외 생산거점을 아우르는 헤드쿼터이기 때문에 셧다운이 이뤄진다면 접촉 인원 조사와 격리, 방역 등에 엄청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방역이 이뤄진다고 해도 업무 재개 시점을 예상하기 힘들다. 이처럼 헤드쿼터가 상당기간 무너질 경우 사업 차질 규모는 지방 공장과 비교가 안된다는 진단이다.
광화문의 A사 본사 관계자는 "지방 공장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은데다 끊임없는 집회와 시위로 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단 1명만 다녀가도 1개층 내지 건물 전체가 셧다운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체온측정 외에는 예방책이 없어 일부에선 서울 본사들이 코로나19에 '무방비'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들린다. 종로에 본사가 있는 B사 관계자는 "체온계와 마스크만으로 어떻게 창궐하는 전염병과 싸울 수 있겠느냐"며 "언젠가는 우리 본사도 코로나19에 뚫리는 것 아닌가 싶어 하루하루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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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업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대응책도 갈수록 업그레이드 하는 모습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장 대응지침'.
직원 격리 기준 체온을 37.5도로 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구·경북 지역 출장 자제와 경조사 등 단체모임 피하기도 공통된 방침이다.
내외부 회의 등 미팅은 대부분 취소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 출장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외부인 출입도 적극 통제한다.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기자실 등 어지간해선 폐쇄하지 않던 공간까지 출입을 막는 추세다.
이외에 현대차는 울산공장에 '코로나 상황실'을 긴급 운영하고 있고, LG그룹도시 여의도 트윈타워에 건강상담실을 개설해 수시로 직원들의 상황을 체크한다.
SK그룹은 피트니스센터 같은 공용시설을 당분간 폐쇄하며 엘리베이터와 통근버스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출근시간도 오전 10시로 늦춰 이 시간 외부인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