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6일 오후 5시50분쯤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이같이 말했다. 대법원이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 1조3808억원'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한 것에 대해 남긴 짧은 소감이었다.
최 회장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질의응답 시간은 전체 30초 남짓으로 짧았다. 취재진이 질문을 건넬 때 미소를 보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나서는 입을 굳게 다문 모습도 포착됐다.
그룹 경영권까지 위협할 수 있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산분할 결정이 번복됐지만 여전히 이 이슈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12월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공식화한 이후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슈다. 남아있는 파기환송심을 고려할 때 재판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닌 상황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이날 미국으로 출국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회동한다. 소프트뱅크가 오픈AI, 오라클 등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협력을 위한 취지다. 손 회장은 최 회장뿐만 아니라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을 미국으로 초청했다. 회동 장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의 마러라고리조트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주말 골프 회동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최 회장은 출장 목표와 기대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어려운 경제 현안들이 굉장히 많은데 최선을 다해서 우리 경제에 기여가 되도록 하겠다"고만 밝혔다. 중국의 우리 기업 보복 조치, 마러라고 회동에서 기대하는 점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끝까지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