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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 배터리의 대체재로 주목받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시장을 놓고 글로벌 기업들의 '새판 짜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공급망의 '탈중국' 기조가 확산되는 가운데 LG화학은 중국 기업과 손잡고 핵심 소재 개발에 나섰다.
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나트륨이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올해 10기가와트시(GWh)에서 2034년 292GWh로 연평균 약 45%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원재료 수급이 용이하고 가격 경쟁력이 높으며, 저온에서의 성능 저하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안전성과 충전 속도가 높아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꼽힌다.
미국을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 탈중국화가 빨라지는 가운데 최근 LG화학이 중국 최대 종합 에너지·화학 기업 시노펙과 손을 잡은 건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양사는 양극재·음극재 등을 공동개발하고, 공급망 구축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단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2030년까지 전세계 나트륨이온 배터리 제조 물량의 약 9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생산 거점"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제조하거나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배터리 소재 제품군이 NCA(삼원계), LFP(리튬인산철), LMR(리튬망간리치) 등으로 다변화되는 만큼 LG화학은 각 제품에 맞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트륨이온 배터리 수요 역시 중국에서 가장 먼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낮아 우선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초저가 소형 전기차 등 일부 특화된 분야에서의 활용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LG화학과 시노펙도 ESS 및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다만 ESS 시장 자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더라도 시장 규모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성공적으로 양산된다면, 광물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려는 완성차 기업들이 리튬 중심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 음극재용 하드카본 소재를 개발하는 애경케미칼에는 최근 들어 공급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외 업체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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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술력 측면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한발 앞선 상황이다. CATL은 지난 4월 에너지 밀도를 높인 2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공개하며, LFP 시장의 절반을 대체하겠다고 선언했다. BYD 역시 14억달러를 투자해 5GWh 규모의 생산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영국 파라디온, 스웨덴 알트리스, 프랑스 티아마트 등의 업체들도 개발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충북 오창에 나트륨이온 배터리 양극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관련 기술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LFP로 중국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겼던 상황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미래 수요 변화에 대비한 장기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