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완제품 재고자산 5800억 감소…DDR 현물가격 한달 사이 2배 뛰어

AI(인공지능) 서버 수요가 폭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도 빠르게 줄고 있다. D램 가격이 단기간에 2~3배 뛰면서 업계에서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FOMO(놓칠까 두려운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연말 세일에서 D램과 낸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지난 3분기말 '제품 및 상품'(완제품) 재고자산은 3조4043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14.6%(5804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완제품 재고는 약 2조원 줄어든 수준이다.
재고는 성격에 따라 △기업이 판매를 목적으로 보유한 '제품 및 상품' △생산 중인 '반제품 및 재공품' △판매할 자산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원재료 및 저장품' 등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 부문에서 재고자산 평가충당금 등을 늘리며 한 차례 재고 정리를 실시했다. 지난 2분기 재고자산이 1조2000억원 이상 줄어든 배경이다.
올해 3분기는 성격이 다르다. D램과 낸드 판매가 본격 회복되면서 재고자산 감소로 이어졌다. 반도체 시장이 호황기였던 2021년말 삼성전자의 완제품 재고자산은 2조4900억원까지 감소한 바 있다. 현재 재고도 빠르게 줄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재고가 줄고 있다. 올해 3분기 '제품 및 상품' 재고자산은 2조1522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3689억원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메모리 수요 강세로 D램과 낸드 모두 전 분기 대비 재고가 감소했다"며 "특히 D램은 재고가 지극히 낮은 수준으로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된 제품이 고객에게 즉시 출하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메모리 고객사들은 사실상 '패닉'에 빠진 상태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는 이른바 FOMO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부 메모리 제품의 계약 가격을 두 달 사이 60%가량 올렸다. 과거 D램 가격을 결정하던 PC·모바일 OEM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CSP(클라우드서비스업체)가 시장 가격을 사실상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CSP가 메모리 가격이 높아도 우선 제품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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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말 DDR4의 현물거래 가격은 25.5달러(16Gb, 2Gx8 기준)로 한 달 사이 2배가 올랐다. 같은 기간 DDR5의 가격도 7.7달러에서 15.5달러로 2배가 뛰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PC·모바일 기기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 유통사는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등에서 D램과 낸드 제품을 제외하거나, 아예 예정된 세일 행사도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매 시장에서 고용량 PC용 DDR5의 가격은 한 달 사이의 가격이 3배 가까이 오른 제품도 있다. 메모리 칩 가격이 너무 빨리 오르면서, 메모리 칩 가격이 칩을 기판에 부착한 모듈 제품보다 비싼 상황까지 발생할 정도다.
업계는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최근 몇 년간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 보수적 투자기조를 유지해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메모리 분야의 설비투자(CapEx)는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라며 "제한된 투자 증가는 생산량 확대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