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을 동시에 확대하며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미국발 관세 여파가 본격화한 이후 미국 내 생산 기반과 공급망을 신속히 재편하며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대응이다.
19일 현대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3분기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32만3804대를 생산했다.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기존 앨라배마주 공장(HMMA)까지 포함하면 글로벌 전체 생산량 가운데 미국 비중은 9.4%에서 11.2%로 상승했다.
올해 초 양산을 시작한 HMGMA는 3분기 기준 생산능력(캐파)을 7만6900대까지 끌어올렸다. 전동화 전략의 핵심 모델인 아이오닉5는 1~10월 누적 4만4298대, 아이오닉9은 8896대가 HMGMA에서 생산됐다. 기아도 미국 생산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기아 조지아 공장은 올 1~10월 27만400대를 생산해 전년(26만9100대)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내년엔 캐파 확대와 생산 차종 다변화로 미국 내 공급량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등 주력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신차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인 준중형 SUV 투싼 역시 현지 생산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도 현지 생산 모델로 거론된다.
생산 증가에 맞춰 부품과 원자재 조달의 미국 현지화도 진행되고 있다. HMMA와 HMGMA를 중심으로 올 3분기까지 12조5503억원 규모의 부품을 미국에서 조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37.4%나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기아의 미국 내 부품 매입액은 16.7% 증가한 9조8329억원이었다. 현대차의 미국 공장 원재료 매입액은 올해 29.8% 증가했고 기아는 8.5% 늘었다.
미국 내 부품사와의 협력도 강화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는 현지 부품 조달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리고 배터리와 구동계 등 핵심 부품을 미국에서 직접 조달해 수익성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중심으로 북미 생산을 강화해 향후 세제 변화나 통상 환경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HMGMA 공장은 당초 전기차 공장 지어졌지만 하이브리드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모델을 생산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생산 물량을 늘려 북미 시장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