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원가 절감… 생존 길 찾는 석화업계

합병·원가 절감… 생존 길 찾는 석화업계

김지현 기자, 최경민 기자
2025.11.21 04:03

정부 감축압박에… NCC 통폐합·사업재편 등 분주
손실·수익성제고 효과…되레 실적반전기회 시각도

"자율·선제적 사업재편을 위해 에탄(Ethane)을 도입한다. 원료구조 다변화와 공정 효율화 방안을 검토해 NCC(나프타분해공정) 경쟁력을 제고하겠다."

SK지오센트릭은 20일 SK가스와 '에탄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MOU(업무협약)'를 체결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석유화학산업 구조개선을 위해 추진한 것"이라며 "양사는 MOU를 토대로 에탄 공급시기와 물량 등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키워드는 원가절감이다. 에탄은 나프타와 마찬가지로 탄소와 수소로 구성돼 있어 분해공정을 거치면 에틸렌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가격 변동성이 낮고 생산효율이 높다. 에탄 가격은 나프타 대비 약 3분의1 수준으로 파악된다. 나프타를 활용했을 때보다 톤당 약 800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 SK지오센트릭의 에틸렌 생산량(연 66만톤)을 고려할 때 단순 계산으로 연 최대 5억2800만달러(약 7100억원)의 원가절감이

가능한 셈이다. 중국, 인도, 유럽 등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은 이미 에탄을 폭넓게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SK지오센트릭의 이같은 시도가 정부가 주도하는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연내에 NCC 에틸렌 생산량 270만~370만톤 감축방안을 제출하라고 업계에 주문했다. 하지만 대산산단의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다음주 중 '빅딜'을 결정할 게 유력한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 기업간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로 파악된다. 기업 입장에서 NCC 통폐합 외에 자체적인 구조개선안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SK 측은 에탄도입 계획을 정부에 제출할 사업재편안에 포함할 가능성 역시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간 1호 빅딜을 계기로 NCC 통폐합이 속도를 낼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LG화학-GS칼텍스(여수), 한화솔루션-DL케미칼(여천NCC), 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울산) 등이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연산 110만톤)과 HD현대케미칼(85만톤)이 모두 생산을 중단하더라도 정부가 제시한 감축량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결국 다른 지역에서도 NCC 통폐합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야 정부의 목표에 근접할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압박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업계 스스로 약속한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속도전을 펼쳐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 9월 울산산단을 직접 방문해 신속한 사업재편을 업계에 촉구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기업들이 각자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며 "공동합의안 도출이 어려운 경우 회사별로 원가절감이나 경쟁력 제고방안을 별도로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학업계는 이번 구조개편 국면을 잘 넘기면 앞으로 찾아올 업황 회복국면에 실적 반전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정부와 발맞춰 고부가 스페셜티 위주로 구조조정을 착실히 추진하면서 실적을 최대한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일본·유럽 등에서 일제히 감산 움직임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미중 관세전쟁 등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힌다면 '석유화학의 시간'을 기대해볼 만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사업재편 추진과 관련, "현재 손실수준을 크게 줄이거나 수천억 원 규모의 수익성 제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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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지현 기자입니다.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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