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규제합리화 현장대화 해외인증 선지급제도 등 건의
김기문 "정권 말로 갈수록 관심 멀어져" 일관성 있는 개혁 당부

# 사례1. 경기 안산에 있는 A부품기업은 정부의 수출바우처사업으로 해외규격 인증을 받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해외 인증은 까다로워 1년 이상 소요되는 등 기간이 많이 걸렸다. 문제는 사업종료 시점이었다. 정부 사업은 회계연도 기준인 연말에 맞춰져 있어 1년 내 인증을 못 받으면 지원받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가 있다. A기업 관계자는 "정부에서 평균 소요비용은 선지급해주고 최종정산은 다음 연도까지 이연해주면 기업들이 사업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례2. 서울에서 소프트웨어사업을 하고 있는 B기업은 요즘 수주물량에 애로를 겪는다. 정부가 중소 소프트웨어 사업자 육성을 위해 지원하는 20억원 미만 공공소프트웨어사업은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는데 소프트웨어 시장이 대형화하면서 20억원 미만 사업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B기업 관계자는 "우리 정부도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중소기업만 참여 가능한 사업범위를 60억원 미만으로 상향해주면 좋겠다"며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이런 규제가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만난 기업인들의 하소연이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중기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합리화 현장대화'에서 이같은 내용의 건의를 100건 접수했다.
이날 행사는 낡은 규제로 인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성장 걸림돌을 해소하고 현장 중심의 규제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선 △수출바우처사업 중 해외 인증사업 선지급제도 도입 △기업 규모별 참여 가능한 공공소프트웨어 사업범위 개선 △중소기업 부설 연구소 계약학과 설치규정 완화 △자원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사용전지 인증부담 완화 △골재용 폐석재 폐기물에서 제외 △하도급공사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화 △일반지주회사 CVC(기업형 벤처캐피탈)의 외부출자 및 해외투자 제한 완화 총 7건에 대한 현장건의와 소관부처의 답변이 이뤄졌다. 93건에 대한 답변은 국무조정실에서 간담회 이후 회신할 예정이다.
김 총리는 이날 행사에서 "대통령이 직접 규제개혁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규제개혁에 정부 차원의 의지를 싣고 있고 지방의 메가샌드박스나 바이오, 콘텐츠, 컬처 분야의 규제는 총리실에서 직접 적극적으로 다룰 것"이라며 "국정의 중심은 결국 경제다. 기업의 수나 고용의 관점에 한국 경제의 핵심은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앞으로 중소기업과 현장에서 많은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세계는 지금 미국발 관세인상과 무역경제 질서변화 속에서 AI(인공지능)와 첨단산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첨단산업 분야에서 강소기업이 많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규제방식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대 정부 모두 규제개혁을 외쳤지만 안타깝게도 정권 말로 갈수록 관심에서 멀어진 게 사실"이라며 "끝까지 일관성 있게 규제개혁을 추진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