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작년 비용 5조원 추산… 인상 땐 연간 8조원
쏘나타 가격, 캠리보다 비싸져… 경쟁력 약화 불보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입법절차 지연을 이유로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11월 무역합의를 통해 관세율을 15%로 낮춘 지 2개월 만에 통상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관세부과로 각각 2조6000억원, 2조원 총 4조6000억원을 부담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4분기 손실분까지 합산하면 지난해 전체 관세비용은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로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전년 대비 13.2% 감소한 301억5000만달러(약 43조7000억원)에 그쳤다.
이번 관세인상이 또 현실화할 경우 감당해야 할 대미수출 관세 부담액은 다시 수조 원으로 치솟게 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율이 25%로 올라가면 현대차그룹의 관세비용은 연간 약 8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연간 영업이익률도 6.3%까지 떨어지게 된다. 반면 관세가 15%로 내려가면 해당 비용은 5조3000억원으로 3조원 이상 줄어들게 된다.
무엇보다 가격경쟁력 약화가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15% 관세율을 적용받는 일본·유럽산 차량과의 경쟁에서 크게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쏘나타'는 기본 트림 기준 2만7450달러(약 3975만원)부터 팔리는데 일본 동급 경쟁모델인 토요타 '캠리'(2만9100달러)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에 25%, 일본에 15%의 관세율이 각각 적용되면 쏘나타가 캠리보다 오히려 848달러 더 비싸지면서 가격우위를 잃게 된다. 미국 현지화가 완료될 때까지는 고관세 타격이 불가피한 셈이다.
미국 시장은 현대차·기아의 최대 수출처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83만6172대를 판매, 연간 점유율 11%대에 처음 진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관세사태에 대응해 현대차 앨라배마, 기아 조지아 공장에 더해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까지 생산라인을 가동하면서 현지 생산능력을 연내 120만대 이상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지만 여전히 미국 판매물량의 상당 부분을 국내 생산을 통한 수출에 의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의 빠른 대처를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해주는 게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