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처법 1호'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 무죄..."경영책임자로 보기 힘들어"

'중처법 1호'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 무죄..."경영책임자로 보기 힘들어"

정진우 기자
2026.02.10 15:42

2022년 중처법 시행 이틀 후 경기 양주 채석장 붕괴로 3명 사망
법원 "정 회장이 중처법 실질적 이행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단언할 수 없어"
중처법 상 '경영책임자' 범위 구체화...이를 둘러싼 첫 사법적 판단 주목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10일 경기 의정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 회장은 이날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6.2.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10일 경기 의정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 회장은 이날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6.2.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 시행 이후 1호 사고로 재판에 넘겨진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2년 1월 중처법 시행 이틀 만에 삼표그룹 사업장에서 근로자 3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한 이번 판결은 중처법상 '경영책임자'의 책임 범위를 둘러싼 첫 사법적 판단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이영은 판사)은 10일 오후 중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회장에 대해 "피고인이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하는 경영 책임자, 즉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중처법 1호 사고 정도원 회장 1심 무죄...왜?

재판부는 이날 경영책임자를 구체화 해 선고를 내렸다. 재판부는 "삼표그룹의 규모나 조직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의무를 구체적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 회장과 함께 기소된 이종신 전 삼표산업 대표이사에도 "혐의 인정이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양주사업소에서 직접 근무하며 안전 관리 업무를 맡았던 직원 3명에 대해선 금고 1년6개월~1년,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이 내려졌다. 삼표산업 주식회사엔 1억원의 벌금형이 처해졌다.

재판부는 "석분토 야적장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해 작업 시 적절한 안전 조치를 해야 했음에도 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중처법은 2022년 1월 27일 5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시행됐다. 2024년 1월 27일부터는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이 법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사망 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사건은 2022년 1월 29일 중처법이 시행된지 이틀 후에 발생했다. 2022년 1월 29일 오전 10시 8분쯤 경기 양주시 도하리에 있는 삼표산업의 골재 생산 채석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토사에 매몰돼 숨졌다. 이 사고는 중처법 적용 '1호 사고'가 됐다.

(의정부=뉴스1) 양희문기자 =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10일 경기 의정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 회장은 이날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6.2.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의정부=뉴스1) 양희문기자
(의정부=뉴스1) 양희문기자 =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10일 경기 의정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 회장은 이날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6.2.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의정부=뉴스1) 양희문기자
검찰 항소 가능성...향후 유사사건 중요한 판단 기준

검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중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경영책임자를 정 회장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 정 회장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이 전 대표이사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이 중처법에서 규정한 '경영책임자'의 범위를 비교적 엄격하게 해석한 첫 사례란 평가가 나온다. 통상 대기업집단에서 지주사 회장과 계열사 대표이사, 현장 책임자 간 책임의 경계를 사법적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유사한 사건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재판은 2024년 4월 첫 공판이 시작된 이후 재판부 교체 등으로 2년 가까이 이어졌다. 향후 검찰이 항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최종 결론이 나기까진 법적 공방이 계속될 수 있다.

한편 삼표그룹은 이날 1심 판결 직후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진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