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선도지구 지정되면 조합 설립도 쉬워질까?

[법] 선도지구 지정되면 조합 설립도 쉬워질까?

허남이 기자
2026.03.09 16:57

최근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선도지구' 지정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선도지구로 지정되면 다른 지역보다 먼저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사업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용적률에서도 일정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택종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센트로
김택종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센트로

이 과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법률이 바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다. 이 법은 노후화된 계획도시의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기존 법률보다 절차를 완화하는 성격의 특별법이다. 특히 현장에서 논란이 되는 규정이 있다. 바로 같은 법 제19조 제2항이다. 이 규정은 관할 행정청이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동의를 받아 공공기관, 신탁업자, 조합 등을 단독 또는 공동의 사업시행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이 조항 중 '조합'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겉으로 보면 이 규정은 다소 파격적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재건축조합을 설립하려면 토지등소유자의 70%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또 주택법에 따른 리모델링 주택조합은 구분소유자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노후계획도시정비법 제19조 제2항을 보면 '과반수 동의'로 조합이 사업시행자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읽힌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과반수 동의만으로도 조합 설립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이 규정을 그렇게 이해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제19조 제2항은 사업시행자의 '창설'에 관한 규정이 아니라, 문언상 특정 주체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는 규정이다. 다시 말해, 조합을 새로 만드는 요건을 규정한 게 아니라, 이미 설립된 조합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는 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해석은 같은 조 제1항의 내용을 보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제19조 제1항은 원칙적으로 관계 법령에서 정한 사업시행자가 노후계획도시정비사업을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2항은 이러한 원칙에 대한 예외 규정에 해당한다. 법 해석의 일반 원칙상 예외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는데, 사업시행자 '지정' 규정을 근거로 사업시행자 '창설' 요건인 조합 설립 요건까지 완화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조합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려면, 해당 조합은 여전히 개별 법률이 정한 설립 요건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다만 신탁업자의 경우에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는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가 되기 위해 일정한 요건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노후계획도시정비법 제19조 제2항은 이러한 지정 요건을 완화한 것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신탁업자의 요건이 완화된다면 조합 설립 요건도 완화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법률의 문언과 규정 체계를 고려하면, 조합 설립 요건까지 완화되었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은 앞으로 우리 도시정책의 중요한 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특별법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 과정에서 법 규정이 새로운 해석 논쟁을 낳는다면 오히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또 다른 갈등을 만들 수 있다.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규정이라면, 해석에 맡기기보다는 입법적으로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글 법무법인 센트로 김택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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