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봉법 시행에 한국 기업 내우외환 직면.."정부의 정책 지원 절실"

노봉법 시행에 한국 기업 내우외환 직면.."정부의 정책 지원 절실"

유선일 기자
2026.03.09 18:00
[사키르(바레인)=AP/뉴시스]2011년 6월8일 바레인 사키르 사막 유전의 석유 채굴 장비 뒤로 해가 지고 있다. 바레인의 국영 석유회사가 9일 이란의 공격으로 정유소가 불에 탄 선적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2026.03.09. /사진=유세진
[사키르(바레인)=AP/뉴시스]2011년 6월8일 바레인 사키르 사막 유전의 석유 채굴 장비 뒤로 해가 지고 있다. 바레인의 국영 석유회사가 9일 이란의 공격으로 정유소가 불에 탄 선적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2026.03.09. /사진=유세진

정부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을 '과도한 우려'라고 봤지만 노동계가 대대적인 교섭요구·파업을 예고하며 공포는 이미 현실이 됐다. 재계는 미국 관세 정책과 이란 사태로 수출이 불안한 상황에서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국내 생산까지 차질을 빚을 경우 한국 경제 전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간 차원의 해결이 어려운 문제인 만큼 정부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로 보도록 했다. 하청 노조가 직접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이다. 최근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에서 올해를 원청 교섭 실현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는) 10일부터 교섭 요구에 나서 실제 교섭을 통해 하청·특고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공동 투쟁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수많은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해야 하는 부담에 직면했다. 특히 자동차·조선 등 수출 주력업종은 특성상 하청업체가 수천개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일제히 교섭을 요구할 경우 현실적으로 대응이 불가능한 셈이다. 사용자성 인정 여부를 두고 판단이 엇갈리는데 따른 혼란도 우려된다. 정부가 노란봉투법 시행령과 해석지침을 공개했지만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많아 명확한 기준은 다수의 개별 사례가 누적된 이후에야 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성 여부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계가 일단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노란봉투법이 '근로 조건의 결정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도 노동쟁의 대상으로 올려놨기 때문에 파업을 무기로 기업의 정상적 경영 판단을 저해하거나, 잦은 파업으로 생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기업들의 불안감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미 정부의 관세 정책은 예측 가능성이 더 떨어졌다. 여기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환율이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이란이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하면서 전쟁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여기에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국내 생산마저 타격을 받으면서 국가 경제에 악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2.0%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재계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란봉투법의 경우 하청 노조의 무리한 교섭 요구나 파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정한 판단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이란 사태와 관세 등 대외 변수는 우리가 통제하기 어렵겠지만 가능한 영역에서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란봉투법은 시행 과정에서 기업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기업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며 "나아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조세 지원과 규제 합리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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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일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등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 대학원에서 국가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2022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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