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륨 재사용' 삼성, 공급망 리스크 줄인다

'헬륨 재사용' 삼성, 공급망 리스크 줄인다

김남이 기자
2026.03.10 04:05

美·이란 전쟁 '패닉'
작년 4월부터 일부 라인 HeRS 설치 운영… 4.7톤 절약
확대 적용땐 年 19% 대체 예상, 고순도 정제기술 개발중

지난해 한국의 국가별 헬륨 수입 비중/그래픽=윤선정
지난해 한국의 국가별 헬륨 수입 비중/그래픽=윤선정

중동전쟁 여파로 헬륨 공급망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헬륨 재사용 시스템'(Helium Reuse System·HeRS)이 주목받는다. 헬륨은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대체불가 자원으로 수입의 상당부분을 카타르에 의존한다. 이에 삼성 시스템이 대외변수로 인한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기술대응 사례로 평가된다.

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헬륨 관련 카타르 수입의존도는 65%에 달했다. 수입한 헬륨 2116톤 중 1375톤이 카타르산이었다. 나머지 헬륨 수입비중은 미국(27.1%)과 러시아(6.2%) 중국(1.7%) 순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생산의 핵심소재인 헬륨은 천연가스에서 소량만 추출할 수 있어 생산지가 제한적이다. 미국과 카타르 등 일부 국가에 생산시설이 집중돼 있다. 특히 카타르는 전세계 헬륨 생산량의 약 3분의1을 차지하는 핵심공급국이다. 중동전쟁 영향으로 카타르의 헬륨 수출은 사실상 멈춘 상태다.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계약이행이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헬륨 현물가격도 최근 1주일 새 35~50%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역시 관련 상황을 점검하며 기업별 수급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헬륨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반도체 생산차질 우려도 제기된다. 헬륨은 웨이퍼 온도를 빠르게 조절하거나 체임버 내부의 초고진공 환경을 유지하는 데 사용되며 레이저 절삭과 에칭 공정에도 활용된다. 현재 기술수준에서는 헬륨을 완전히 대체할 방안이 사실상 없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중동사태가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공급망을 확보해둔 상태고 현재 헬륨 재고도 충분해 당장 반도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헬륨 리스크'가 부각되자 삼성전자의 '헬륨 재사용 시스템'도 주목받는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지난해 4월부터 일부 반도체 생산라인에 HeRS를 설치, 운영한다. 국내 파트너사와 협력해 개발한 HeRS는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고순도 배기 헬륨을 회수해 정제·재사용하는 기술이다.

다니엘 오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헬륨 재사용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개발해 일부 생산라인에 적용했다"며 "수입의존도가 높은 헬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반도체 공정의 자원순환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기운영 결과 삼성전자는 연간 약 4.7톤의 헬륨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해당 기술을 다른 생산라인으로 확대적용할 경우 연간 헬륨 사용량의 약 18.6%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HeRS를 다른 생산라인으로 순차확대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사용 후 순도가 낮아진 헬륨을 다시 고순도로 정제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중동전쟁이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핵심자원 수급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식각공정 등에 사용되는 브롬 역시 대부분 이스라엘에 의존한다. 실제로 2019년 카타르가 주변국과 외교갈등을 겪으며 헬륨 수출이 원활하지 않자 국내에서도 수급 이슈가 발생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상승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며 "다만 최근 메모리반도체 수익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당장 국내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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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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