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 상속세, 공시지가로 신고해도 될까?

[감정평가] 상속세, 공시지가로 신고해도 될까?

허남이 기자
2026.03.13 17:22

상속이 발생하면 많은 상속인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있다. 바로 '상속세를 공시지가로 신고해도 되는 걸까'하는 것이다.

박효정 감정평가사·행정사/사진제공=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 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박효정 감정평가사·행정사/사진제공=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 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다. 상속세법은 상속재산을 원칙적으로 '시가'로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공시가격이나 기준시가는 시가를 알 수 없을 때 사용하는 보충적 평가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무에서는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상가, 꼬마빌딩, 아파트, 단독주택, 공장, 창고, 나대지 등 일정 부분 시가가 나가는 부동산을 상속한 경우 공시가격으로 신고하는 것은 위험하다.

국세청은 2020년부터 상속·증여세 과세 형평성을 이유로 부동산 감정평가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왔고, 감정평가 1건 평균 증가율은 70~85% 수준이다. 개별 사례를 보면 차이는 더욱 극적이다. 서울 성수동의 꼬마빌딩은 기준시가 60억원으로 신고됐지만 감정평가 결과 320억원으로 평가돼 433% 상승, 서울 논현동의 단독주택은 신고가액이 37억 원이었지만 감정가는 140억 원으로 278.4% 증가 등이 그렇다.

이처럼 신고가액이 실제 가치보다 낮다고 판단되면 국세청은 직권으로 감정평가를 의뢰해 과세가액을 재산정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수십억 원의 세금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고가 부동산을 상속받는 경우라면 처음부터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공시가격으로 신고했다가 국세청 감정평가로 세금이 급증하는 것보다 신고 단계에서 합리적인 시가를 산정해 안전하게 신고하는 편이 훨씬 예측 가능하다.

다음으로 시골의 전·답·임야 등 거래가 거의 없는 토지를 상속한 경우가 있다. 이런 토지 역시 매매사례가 흔하지 않아 시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시지가로 신고하는 것을 염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방법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편은 아니다. 시가로 신고하나 공시지가로 신고하나 모두 상속 당시에는 세금이 거의 없는데 시가 대신 공시지가로 낮게 신고한 덕분에 훗날 해당 토지를 매각할 때 양도소득세를 많이 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속세 신고 시 감정평가를 통해 그 당시의 시가로 신고하면 상속재산의 취득가액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후 토지를 매각할 때 양도소득세 계산 기준이 되는 취득가액이 높아지므로 장기적으로는 양도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이 지혜롭다. 실제로 필자가 처리한 사례에서도 비슷한 선택을 한 상속인이 많았다. 지방 농지를 상속받은 한 의뢰인은 상속세 부담은 거의 없었지만 감정평가를 통해 시가로 신고했다. 몇 년 뒤 토지를 매각했을 때 양도소득세가 크게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

부동산 상속은 가액도 크지만 세율도 높기 때문에 상속세 신고는 단순하게 숫자 계산만 하고 넘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부동산 가치 판단과 장기적인 세금 전략이 동시에 필요한 영역이다. 특히 과세당국이 감정평가를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시가를 산정하는 상황이라면 납세자가 선제적으로 나를 도와줄 감정평가 전문가를 찾아 내 상황에 꼭 맞는 방식으로 감정평가를 활용하여 합리적이고 문제되지 않는 선에서 신고하는 것이 유리하다.

동일한 부동산이라도 어떻게 신고하느냐에 따라 상속세뿐 아니라 향후 양도소득세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상속세 절세의 핵심은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귀결된다. 얼마를 신고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신고할 것인가이다. /글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 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박효정 감정평가사·행정사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