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미가입 '블랙리스트' 논란에 삼성전자 경찰 수사 의뢰

노조 미가입 '블랙리스트' 논란에 삼성전자 경찰 수사 의뢰

김남이 기자
2026.04.13 16:28

직원 단체 메신저에 노조가입 여부 명단 공유...삼성전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삼성전자 내부에서 특정 직원이 임직원의 노조 가입 여부를 구분하기 위해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회사 측은 이번 사안을 중대한 법 위반 가능 사안으로 판단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201,000원 ▼5,000 -2.43%)는 지난 10일 사내 공지를 통해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수십 명 이상의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 가입 여부 등이 기재된 명단이 공유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부 직원들이 노조 가입 사이트의 '사번 중복 확인' 기능을 악용해 특정 임직원의 노조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부서명, 성명, 사번 등이 표기된 노조 미가입자 명단을 유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조 가입 여부는 민감한 개인정보로 당사자 동의 없이 수집하거나 목록화하는 행위는 현행법상 금지돼 있다.

삼성전자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지난 9일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조가 총파업 계획을 알리며 파업 미참여자 색출과 불이익 등을 예고한 발언과 맞물려 파장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유튜브 방송에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또 "추후 노사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들을 우선적인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블랙리스트' 범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은 물론 형법상 업무방해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 위반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가입 여부나 쟁의행위 참여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이라며 "특정인을 식별해 명단을 작성·공유하는 행위는 심리적 압박을 통해 사실상 선택을 강제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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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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