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건축물이라는 이름의 '재난 시한폭탄'...'안전의 가치' 엄중 인식을

불법 건축물이라는 이름의 '재난 시한폭탄'...'안전의 가치' 엄중 인식을

이동오 기자
2026.04.17 17:11

-이지원 법무법인(유한) 대륜 변호사 법률칼럼

모든 건축물은 '건축법'과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소방법)'에 따라 용도와 면적에 최적화된 소방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소유주가 임의로 베란다를 확장하거나 비상구 앞에 불법 칸막이를 세우는 순간, 정교하게 설계된 소방 체계는 무력화된다. 불법 개조로 확장된 면적은 스프링클러의 사각지대가 되고, 무분별하게 사용된 가연성 내장재는 화재 시 유독가스를 뿜어내며 '안전 골든타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이지원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유한) 대륜
이지원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유한) 대륜

최근 1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전 부품공장 화재 역시 발화지점이 불법 용도변경 된 공간으로 추정되며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허가 없이 건축된 '형식적 불법'이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실질적 불법' 건축물은 소방·주차 시설 등 필수 제한규정에 대한 심사를 교묘히 회피한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단순히 미관이 개선되었다 하더라도 불법 건축물을 방치한다면 건축행정의 권능을 무력화할 우려가 있다고 판시하며, 불법 건축물 단속이 '소방 공익'이라는 중대한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집행임을 명확히 한 바 있다(대법원 87누714 판결 등 참조).

실제로 불법 건축물에서의 소방시설 미비는 가혹한 법적 책임으로 이어진다. 무허가 용도변경 건축물에서 화재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안에서, 법원은 건축주의 업무상과실치사상 책임을 인정하였고(전주지방법원 2015고단902 판결), 민사상으로도 스프링클러 등 필수 방재시설의 미작동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엄중한 배상 책임이 부과된다. 특히 건축주는 '소방법' 제22조에 따라 소방시설 등에 대한 정기적인 자체점검 실시의무 등을 부담하며, 이를 소홀히 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동시에 질 수 있다. 소방 점검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잠재적 재난을 차단하는 핵심 안전장치인 만큼, 관련 법령의 해석과 의무 이행 범위에 관하여 건축행정 분야에 정통한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국 불법 건축물 문제는 행정의 영역을 넘어 국민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 정기적인 조사에도 불구하고 은밀한 불법 개조를 완벽히 차단하기 어려운 현실은, 사고 후에야 '인재(人災)'였음을 깨닫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만든다. 규정 준수를 통해 확보되는 '안전의 가치'가 법망을 피해 얻는 일시적 경제적 이득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크다는 점을 우리 사회 모두가 엄중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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