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변압기로 초기 투자비 40% 절감.. 153억 원 투자 유치

전기는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다. 불청객도 데리고 다닌다. 바로 '고조파'(Harmonics)다. 이 녀석은 전기 품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기기 수명도 단축한다. 그동안 산업 현장에서는 이 불청객을 잡기 위해 '변압기' 옆에 별도의 '고조파 필터'를 따로 설치했다.
발상을 바꾼 회사가 있다. 2026년 기준 업력 23년의 에너테크(대표 박훈양)다. '변압기 자체가 고조파를 걸러 낼 수 있다면...'
'하이브리드 변압기'의 시작이었다. 한전 산하 발전 5사와 함께 연구에 착수했다. 5년간의 R&D(연구·개발)와 1년 이상의 검증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나온 게 고조파 필터 기능을 내장한 하이브리드 변압기다. 변압기 내부 구조를 혁신한 것이다.
'40%'
기존 방식 대비 초기 투자비를 약 40%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표준 시나리오(1500kVA 변압기 기준)에서다. 기존엔 변압기와 필터, 즉 2대의 설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변압기는 1대만 설치하면 된다. 설계·설비·공간, 모두 절반으로 줄어든다. 복잡한 배선 공사와 엔지니어링 과정 또한 간소화된다.
그렇다고 모든 현장이 공히 40%를 아낄 수 있는 건 아니다. 고조파가 적은 곳은 절감 폭이 작아서다. 하지만 전력 품질이 예민한 곳에선 제힘을 발휘한다.
이 정도라면 시장에서 이미 지배적 방식이지 않을까.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전력기기 시장은 매우 보수적"이라며 "한 번의 사고가 막대한 피해로 이어지기에 설계사나 발주처는 늘 쓰던 방식(변압기+필터)을 고집한다"고 했다. 기존 관행을 뚫고 신뢰를 얻는 것. 가장 고통스러운 지점이었다. 기술 개발보다 더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회사는 신기술(NET) 인증과 조달우수제품 지정 등으로 시장의 의구심을 하나씩 지워나갔다. 현재는 김포·울산·김해공항과 발전소, 공공기관, 대기업, 데이터센터 등이 도입해 사용 중이다.
특히 설립 20년 만에 첫 투자 유치 라운드를 시작, 전통 제조 분야 소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153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시장이 응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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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테크는 AI(인공지능) 기반 상태진단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지능형 전력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