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중소기업]'나 혼자 일한다' 직원 0명인데 업무량은 33명분?

[숫자로 본 중소기업]'나 혼자 일한다' 직원 0명인데 업무량은 33명분?

배병욱 기자
2026.05.14 18:03

AI 8개로 하루 325만 토큰 소비하는 개발자 사장

김두현 제르코닉스 대표가 2025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GITEX GLOBAL 2025 행사장 내 부스에서 AI로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제공=제르코닉스
김두현 제르코닉스 대표가 2025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GITEX GLOBAL 2025 행사장 내 부스에서 AI로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제공=제르코닉스

최근 산업계의 화두는 단연 'AX'(인공지능 전환)다. 기업마다 AI 도입을 외친다. 정작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서 성과를 낼지는 막막하다. 이 지점을 정조준한 스타트업이 있다. 특히 사장 혼자서 일한다. AI(인공지능) 딥테크 기업 제르코닉스(Xerkonix) 얘기다.

'1'

제르코닉스는 1인 스타트업으로 만 1년 된 회사다. 지난해 5월 설립됐다. 주요 업무는 기업 현장에서 AI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구현하는 일이다. 김두현 제르코닉스 대표는 개발자 출신이다.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도 뚜렷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해 문 닫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는 말한다. "투자로 버티는 회사가 아니라 처음부터 매출로 성장하겠다."

초기 자본금은 2800만원. 외부 투자도, 정부 지원금도 없었다. 이 때문에 회사는 슬림해야 했다. 사무실임대료·인건비·외주비 등은 과감히 걷어 냈다. 서버 비용과 도메인, 협업 도구 등 필수 비용만 남겼다. 그렇게 월 고정비를 80만 원 수준으로 묶었다. 덕분에 법인 설립 후 한 달 만에 수지가 맞는 '속도전'이 가능했다. 첫 매출이 발생했던 것이다. 개발자로 일할 때 알았던 고객으로부터다.

지난해 매출액은 6400만원이다. 김 대표 개인이 진행한 강의·자문료 1800만원을 합하면 약 8200만원. 7월부터 영업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6개월간의 실적이다. 기획·개발·영업·납품·회계 등을 혼자서 소화하며 얻어낸 결과다.

1인 법인이지만 김 대표 곁엔 8명의 AI 비서가 있다. AI 툴 8개를 동시 운용한다. 기획·개발·AX(AI전환)컨설팅·재무·법무 등 업무 전반에 걸쳐서다. 그는 하루 평균 325만 개의 AI 토큰(Token, AI가 인식하는 문자 단위)을 소비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식근로자 1명이 하루 8시간 동안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양이 약 10만 토큰"이라며 "325만 토큰은 33명 수준의 작업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단위로 5명 규모의 팀을 꾸리기도 한다. 고정 인건비로 모두 끌어안기보다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식이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조만간 정규직 1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올 하반기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수주 건 때문이다. 몇몇 대기업과도 비즈니스 최종 검토 단계를 밟고 있다. 그는 "대기업들도 AI를 도입할 때 규모나 인지도만으로 파트너를 결정하지 않는다"면서 "'누가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가'를 보기에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