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제약 벗어난 'FDC' 주목… 삼성重, 그리스·영국과 MOU
하부구조물 제작 수주 가능성… 설비·기자재 등 계열사도 기대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이 조선업에도 새로운 먹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의 한계를 해결할 대안으로 FDC(부유식데이터센터)가 부상하면서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국내 3사에는 FDC 관련 초기단계 문의가 잇따른다. 이에 따라 3사 모두 FDC 사업에 진출했거나 검토 중인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가장 빠르게 움직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0월 오픈AI와 손잡고 FDC 공동개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1~5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선박 박람회 '포시도니아 2026'에 참가해 FDC 사업협력을 강화한다고 이날 밝혔다. 포시도니아에는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부회장)를 비롯해 이왕근 조선해양부문장(부사장), 안영규 기술개발본부장(부사장) 등 경영진이 참석해 글로벌 선사들과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지난 2일에는 현지에서 그리스 선주사 캐피탈(Capital), 영국 로이드선급(LR)과 FDC 3자 사업협력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이와 별도로 로이드선급 산하 컨설팅 전문회사인 로이드어드바이서리(LR ADVISORY)와도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양사는 북미지역 데이터센터 인프라 분석, 시장성 평가 등 경제적 타당성 검증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하고 글로벌 FDC 시장진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FDC는 해상에 띄우는 데이터센터다. 북미지역 빅테크(대형 IT기업)들이 AI데이터센터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육상 데이터센터는 부지 확보난과 긴 인허가 기간 등으로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다. FDC가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해상에 구축되는 만큼 부지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규제부담도 적어 신속한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해수를 활용, 육상에서 자연손실되는 전력을 최소화할 수 있어 냉각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 따르면 육상 데이터센터는 전체 사용전력의 절반가량을 냉각에 사용한다.
국내 조선사들은 앞으로 FDC의 하부 구조물 제작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가 강점을 지닌 선박·해양 구조물 설계 및 제작역량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구현방식은 다양하다. 신조선박 형태는 물론 해양플랜트, 중고선 개조, 잠수정 형태 등 제작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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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FDC가 조선사들의 새로운 고수익 사업이 될 것이라고 본다.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특성상 대규모 물량이 일괄발주되는 만큼 안정적인 매출확보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은 계열사를 활용한 추가 수혜도 기대한다. FDC 구축에 발전설비와 배전시스템, 각종 기자재 등이 필요한 만큼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를 통해 자체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삼성물산·삼성전자 등과 함께 FDC 개발에 나섰다.
해외에서는 이미 실증사업과 기술검증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양부식과 기상변수 등 상용화까지 여러 과제가 남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신속히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현지 조선소보다 납기가 빠른 국내 조선사들에 수주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