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국가산단 7년·SK 일반산단 12년 조기 완공 추진…AI 반도체 생산능력 선제 확충

삼성전자(323,000원 ▼16,500 -4.86%)와 SK하이닉스(2,628,000원 ▼45,000 -1.68%)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일정을 대폭 앞당긴다. 삼성전자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국가산단) 조성 일정을 7년 단축하고 SK하이닉스는 일반산업단지(일반산단) 조성 일정을 12년 앞당기기로 했다. 메모리를 넘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까지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자 선제적인 생산능력 확보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같은 구상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발표에서 "적극적인 투자에도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부족해지면서 기흥, 화성, 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단 투자 일정이 많이 빨라졌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는 이동·남사읍 일대 777만3656㎡(약 235만평) 부지에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 6기가 들어선다. 삼성전자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시기를 앞당긴 것은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충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AI(인공지능) 인프라 확산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CPU(중앙처리장치)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첨단 파운드리 공정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 TSMC의 생산능력은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3㎚(1㎚=10억분의 1m) 이하 선단 공정은 물론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 SoIC(시스템 통합 칩) 등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부 고객사들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와 인텔 등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와 약 23조원 규모의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엔비디아의 추론용 AI 칩 '그록3' 생산도 맡는다.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과 구글 등도 잠재 고객으로 거론된다. HBM(고대역폭메모리)도 파운드리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HBM4와 HBM4E의 베이스 다이에 자사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했다. HBM5에는 2나노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HBM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베이스 다이 생산도 함께 증가해 파운드리 가동률 역시 높아지는 구조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일반산단에 총 600조원을 투자해 2033년까지 4번째 팹 건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SK하이닉스는 2045년에 완공 예정인 용인 일반산단 계획을 12년 앞당기기로 했다"며 "이후에도 계속될 메모리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 기반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클린룸 등 생산설비와 장비 투자는 2033년 이후에도 수요에 맞춰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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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 확충을 서두르는 것은 AI 시대를 맞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비자용 IT(정보기술) 기기와 AI 데이터센터를 넘어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등으로 수요처가 확대되면서 메모리 반도체는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생산기지에 더해 용인 일반산단을 차세대 메모리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조성을 위한 정부의 행정·제도적 지원도 요청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겸 부회장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투자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원스톱 행정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도 "SK하이닉스의 용인 일반산단은 반도체 특별법 혜택을 받을 수 없는데 특별법의 수혜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들의 건의와 관련해 "신속한 원스톱 행정절차는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고 청와대에 사업 전담팀을 만들어 사업이 끝날 때까지 확실하게 챙기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