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조업 다음 무기?…미생물이 만드는 플라스틱 '바이오 제조'

中 제조업 다음 무기?…미생물이 만드는 플라스틱 '바이오 제조'

왕양 기자, 안재용 기자
2026.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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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中 바이오 제조

[편집자주] 트럼프 2기 출범, AI의 발달,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는 매주 일요일 오전,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으로 불확실성 커진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전달합니다.
란징웨이성물 실험실/사진=란징웨이성물
란징웨이성물 실험실/사진=란징웨이성물

미생물을 활용해 화학제품·산업용 소재 등을 생산하는 새로운 제조 방식인 바이오 제조가 중국에서 차세대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합성생물학과 발효 기술, AI(인공지능) 기반 단백질 설계 기술 발전으로 바이오 제조가 기존 석유화학 공정을 대체할 차세대 생산방식으로 주목받는다.

'세포로 된 공장' 바이오 제조...석유화학 대체할까?

바이오 제조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이오산업과는 다르다. 바이오산업이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이라면, 바이오 제조는 '세포를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바이오산업이 신약 개발과 백신, 의료기기, 진단 기술 등 의료·헬스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면, 바이오 제조는 미생물과 세포를 활용해 플라스틱, 나일론, 화장품 원료, 식품 첨가물, 산업용 소재 등을 생산하는 산업에 가깝다.

코로나19(COVID-19) 백신이나 항암제는 바이오산업의 대표 사례이고, 미생물 발효로 생산한 바이오 플라스틱이나 바이오 나일론은 바이오 제조의 대표 사례다. 최근에는 합성생물학과 발효 기술, AI 기반 단백질 설계 기술이 발전하면서 바이오 제조가 기존 석유화학 공정을 대체할 차세대 생산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제조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탄소중립과 공급망 재편, AI 발전이라는 세 가지 변화가 자리한다. 기존 석유화학 산업은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 부담이 큰 반면 바이오 제조는 재생 가능한 원료를 활용해 생산 과정에서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다. AI와 합성생물학 기술 발전으로 신물질 개발 기간도 크게 단축되고 있다. 바이오 제조는 차세대 제조업의 핵심 생산 방식으로 부상했다.

시장 전망도 밝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는 향후 전 세계 물질 투입량의 약 60%가 생명공학 기반 생산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으며, 2030~2040년 바이오 제조가 연간 2조~4조 달러(약 3100조~6200조 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유럽 이어 중국도 '세포 경제' 경쟁

이에 따라 전 세계가 바이오 제조 산업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은 바이오 제조를 미래 성장동력이자 공급망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 보고 관련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세포와 균주, 생물학적 생산 플랫폼으로 기술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원천기술과 혁신 생태계를 기반으로 바이오 제조 경쟁을 주도한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스탠퍼드대를 중심으로 한 연구 역량, AI 기반 단백질 설계 기술, 합성생물학 스타트업 생태계가 강점으로 꼽힌다. 대표 기업인 징코 바이오웍스(Ginkgo Bioworks)는 세포 프로그래밍 플랫폼을 기반으로 바이오 제조 산업화를 추진 중이다.

유럽은 친환경 산업 전환과 바이오경제 전략을 중심으로 바이오 제조 육성에 나섰다. EU(유럽연합)는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 제조 전략을 추진하며 생분해 플라스틱과 산업용 효소, 바이오 기반 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탄소중립과 순환 경제 정책도 바이오 제조 산업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바이오 제조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발표한 '15차 5개년 계획'에서 바이오 제조를 양자기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등과 함께 미래 산업의 핵심 분야로 명시했다.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육성 과정에서 구축한 대규모 제조 역량을 바이오 제조 분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진다.

중국의 가장 큰 강점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발효 생산 능력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지난해 12월 충칭에서 열린 '2025 바이오제조대회'에서 공개한 주요 통계에 따르면 중국 바이오 발효 제품 생산 비중은 전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아미노산과 유기산 등 주요 제품 생산량도 세계 1위다. 세계 최대 수준의 생산 설비와 제조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중국 바이오 제조 산업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AI와 바이오 제조의 결합도 빨라졌다. AI가 단백질과 효소 구조를 설계하고 이를 합성생물학 플랫폼과 발효 공정에 적용하면서 연구개발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수년이 걸리던 신물질 개발 과정이 수개월 단위로 단축되고 있다. 동우증권연구소는 지난 22일 발표한 시리즈 심층 연구보고서 '10대 미래 산업-바이오 제조'에서 바이오 제조의 발전 과정을 △기반 구축기 △도구 혁명기 △시스템 공학기 △AI 융합 지능화기 등 4단계로 구분했다. 보고서는 현재 중국이 네 번째 단계인 AI 융합 지능화기의 본격적인 산업화가 가속화되는 핵심 전환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화헝성물 츠펑 생산기지/사진=화헝성물
화헝성물 츠펑 생산기지/사진=화헝성물
중국, 세계 최대 발효 산업 기반으로 산업화 속도 높여

중국은 발효 산업 기반과 제조 공급망을 바탕으로 합성생물학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 기반 소재와 화학제품, 식품 원료 등의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관련 기업들이 바이오 플라스틱과 바이오 기반 화학소재, 아미노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 성과를 내며 바이오 제조의 응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카이싸이성물은 바이오 기반 나일론 분야의 대표 기업이다. 자체 합성생물학 기술을 바탕으로 700건 이상의 글로벌 특허를 확보했으며 바이오 기반 펜타메틸렌디아민의 대규모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바이오 기반 나일론 원료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만톤급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응용 분야도 확대되고 있다. 카이싸이성물은 배터리 제조업체 닝더스다이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배터리 케이스와 에너지저장장치 외함 소재 개발에 나섰다. 물류 분야에서는 중국외운 등과 함께 세계 최초의 바이오 기반 복합소재 냉장 컨테이너를 상용화했으며, 창안자동차 산하 창안카이청과 공동 개발한 무인 물류차 '로보밴(Robovan)'은 2026년 베이징 모터쇼에서 공개됐다. 해당 차량에 적용된 바이오 기반 나일론 복합 패널은 화물칸 무게를 기존 대비 약 50% 줄였다.

란징웨이성물은 합성생물학 기술을 기반으로 PHA(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 생분해 플라스틱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PHA는 미생물이 발효 과정에서 생성하는 고분자 물질로 자연 상태에서 완전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소재다. 란징웨이성물은 자체 개발한 균주와 세포공장 기술을 활용해 폐식용유 등 폐기 바이오매스를 PHA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폐기물 감축과 자원 재활용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으며 생산된 PHA는 포장재와 일회용품, 의료용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폐기 바이오매스의 자원화 기술은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의 '무폐도시(고형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자원 순환을 높이는 중국의 도시 모델)' 구축에도 활용되고 있다.

화헝성물은 발효 기술을 활용한 아미노산과 바이오 기반 화학 원료 생산 기업이다. 현재 아미노산과 비타민, 바이오 기반 화학제품 등을 아우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주력 제품인 L-알라닌은 글로벌 생산능력 점유율이 60%를 넘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독자 개발한 혐기성 발효 공정을 통해 생산원가를 기존 대비 약 50% 낮추며 바이오 제조의 경제성을 높였다. 이 밖에도 에리스리톨과 L-발린 등 제품 생산을 확대하며 식품·의약·화학 산업 공급망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메이화성물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미노산 생산 기업 가운데 하나다. 라이신과 트레오닌, 글루탐산나트륨(MSG) 등 주요 발효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제품은 동물 영양과 식품 증미제, 의약·건강 분야 등에 사용된다. 중국 내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구축한 대규모 발효 생산 체계를 통해 150여 개 국가와 지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원료 조달부터 발효 생산, 글로벌 판매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하며 중국 발효 산업의 규모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천궈창 칭화대 합성·시스템생물학센터 주임은 '2025 바이오제조대회'에서 "현재 중국은 바이오 제조 원료 공급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핵심 균주와 바텀셀 분야는 여전히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다"며 "원천 단계에서부터 자주적이고 통제 가능한 바텀셀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이오 제조의 고품질 발전을 위한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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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양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왕양 기자입니다.

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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