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1,216,000원 ▼35,000 -2.8%)은 울산 온산제련소 내 반도체 황산 20·21호 생산라인 증설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의 신규 생산시설 가동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이뤄진 이번 증설로 연간 약 4만톤의 생산능력이 추가됐다. 이로써 고려아연의 반도체 황산 생산능력은 기존 28만톤에서 32만톤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황산은 반도체 제조 과정 중 웨이퍼(반도체칩을 만드는 얇은 원판) 표면의 유기물과 미세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세정 공정의 핵심 소재다. 반도체 회로가 미세화될수록 불순물 허용 수준이 낮아지는 만큼 황산의 순도와 품질의 일관성이 반도체 수율과 신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생산라인만 갖추면 바로 공급할 수 있는 범용 제품과 달리 고객사의 품질 승인과 공정 검증을 거쳐야 하며 안정적인 공급 실적도 확보돼 있어야 한다.
고려아연은 현재 국내 반도체 황산 수요의 약 60% 이상을 담당하는 국내 최대 공급사다. 생산량의 약 95%가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로 공급되고 있다. 나머지는 일본과 싱가포르 등 해외의 반도체 업체로 들어가고 있다.
고려아연은 아연·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SO₂)을 여러 단계에 걸쳐 회수·정제해 순도 99.9999% 이상인 '식스 나인(6N)'급 초고순도 반도체 황산을 생산하고 있다. 외부에서 유황을 조달해 황산을 만드는 일반적인 생산방식과 달리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황을 원료로 활용해 글로벌 유황 가격과 공급망 변화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다.
제련 과정의 부산물을 반도체 황산으로 생산하고 있는 만큼 친환경 경쟁력도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2024년 12월 영국의 글로벌 기후변화 전문 기관인 카본 트러스트는 고려아연의 반도체 황산 제품에 대해 탄소발자국(PCF) 인증을 부여했다. 이는 향후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 및 납품처가 요구하는 저탄소·친환경 공급망 기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아연은 앞으로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의 증설 일정에 맞춰 반도체 황산 생산능력을 최대 50만톤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2029년 시운전, 2030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미국 테네시주 통합제련소에도 연간 약 10만톤 규모의 반도체 황산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외 반도체 제조사에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국내에서 축적한 생산·품질관리 역량을 미국 반도체 공급망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증설을 통해 국내 주요 고객사의 신규 생산시설 가동과 생산 확대에 적기 대응하고 국내 반도체 소재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며 "향후 고객사의 수요와 투자 일정에 맞춰 국내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반도체 황산 공급 기반을 구축해 글로벌 반도체 소재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