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무관심에 무너진다"…한숨만 나오는 수소산업계

"정부 무관심에 무너진다"…한숨만 나오는 수소산업계

유선일 기자
2026.09.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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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2026.7.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2026.7.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문재인 정부 때 정책 의지를 믿고 수소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기업 중 지금 실제로 돈을 버는 기업은 거의 없을 겁니다. 글로벌 주요국과 비교해 한국의 수소 기술 경쟁력도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보조금 같은 것을 지원해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정책 의지와 명확한 방향만이라도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국내 한 수소 기술 전문가는 국내 수소산업 성장이 더딘 첫 번째 이유가 정부의 무관심이며, 수소경제위원회의 '개점휴업'이 이런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그는 수소가 다른 초기 산업과 마찬가지로 정책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데, 정부가 수년째 사실상 관심을 끊으면서 기업의 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이후 업데이트 없는 '청사진'

정부가 본격적으로 수소산업 육성을 시작한 것은 2018년이다. 당시 정부는 '혁신성장 전략투자 방향'에서 수소경제를 3대 전략 투자 분야로 선정했고, 이듬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에서 정부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2020년 국회가 세계 최초의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며 사업은 더욱 속도를 냈다. 2021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미래 국가경쟁력에 직결된다"면서 "모든 국가적 역량을 모아 수소경제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해 정부는 수소법에 근거한 첫 법정계획인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SK(602,000원 ▼1,000 -0.17%)·현대차(388,000원 ▲3,000 +0.78%)·포스코·한화(142,000원 ▲3,700 +2.68%)·효성(168,800원 ▲2,400 +1.44%) 등 5개 기업은 2030년까지 총 43조4000억원을 수소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부가 수소산업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2021년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두 번의 정권교체가 있었지만 어떤 정부도 당시 정책을 점검·보완해 '업그레이드'한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는 이재명 정부가 청정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수소산업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난 정부에서 그나마 유지됐던 수소경제위원회는 이번 정부 들어 사실상 기능을 멈췄다.

발 빼는 기업들…현실성 있는 정책 내놔야

직접 타격을 받은 것은 민간 부문이다. 정책 지원 부족으로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수소산업은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주요 대기업은 '미래'를 보고 그래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중견·중소기업은 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

업계는 정부 무관심이 계속되면 자국 수소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에 경쟁력이 크게 뒤처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수소산업에 관심을 갖고 현실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만드는 '그린수소'는 생산단가가 너무 높아 활용이 더딘 만큼 화석연료를 사용해 만드는 '그레이수소' 생산부터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소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을 유지·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정부는 수소차 개별소비세 감면 한도를 현행 최대 400만원에서 내년 300만원, 2028년 150만원으로 줄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반도체·피지컬 AI(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수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재생에너지의 계절적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남는 전기로 수소를 만들어 장기간 보관했다가 필요시 다시 전기로 바꾸는 형태의 '보완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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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일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등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 대학원에서 국가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2022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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