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 충당금만 30조 육박…커지는 '호황의 비용'

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 충당금만 30조 육박…커지는 '호황의 비용'

최지은 기자
2026.10.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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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지급 주총 승인 변수…글로벌 메모리 업계도 비용 관리 과제

삼성전자 특별경영성과급 관련 노사 협의 주요 내용/그래픽=최헌정
삼성전자 특별경영성과급 관련 노사 협의 주요 내용/그래픽=최헌정

삼성전자(250,500원 ▼11,500 -4.39%)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지급을 위해 올해 3분기까지 30조원에 가까운 충당금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힘입어 실적이 급증하면서 성과급 규모가 불어난 결과다. DS부문은 상반기에만 누적 영업이익 143조원을 거둔데 이어 3분기에도 10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되면서 성과급 지급 기준인 '연간 영업이익 200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앞서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7일 발표된 세부 지급안에 따르면 전체 성과급 재원의 40%는 DS부문 임직원에게 균등 배분하고 나머지 60%는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증권가의 DS부문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인 370조원을 기준으로 산정하면 연봉 8000만원 초반대 직원의 1인당 특별경영성과급 예상 지급액은 △메모리사업부 약 7억5000만원 △공통조직 약 5억3000만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시스템LSI 약 2억4000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DS부문 전체의 실적 호조에 따른 성과급 부담이 개별 사업부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지난 6월 임직원 대상 경영현안설명회에서 성과급 충당금 부담으로 흑자 전환 시점이 2028년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재원은 DS부문 전체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산정되지만 관련 비용은 각 사업부의 인건비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성과급 관련 비용을 제외하면 파운드리사업부가 이미 흑자 전환이 가능한 수준까지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본업의 수익성 개선과 별개로 성과급 충당금이 회계상 흑자 전환 시점을 좌우하는 변수가 된 셈이다.

(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 18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가 주주확인표를 들고 있다. (공동취재) 2026.3.1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 18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가 주주확인표를 들고 있다. (공동취재) 2026.3.1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수원=뉴스1) 김영운 기자

주주총회(이하 주총)라는 관문도 남아 있다. 올해 3월 개정된 상법에 따라 기업이 자기주식(자사주)을 임직원 보상으로 지급하려면 관련 내용을 담은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을 마련해 주총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지급안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되면 노사는 지급 방식을 다시 협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현금 지급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주총에서 부결될 경우 현금 지급을 요구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부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도 자사주 지급안이 주총을 통과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자사주 지급안이 부결되면 회사의 현금 유출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주주들로서도 투자 확대를 통한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사주 지급에 반대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금은 기술개발이나 M&A(인수합병)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인 만큼 주주 입장에서는 자사주 지급이 더 유리하다"며 "주총에서 부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마이크론·SK하이닉스도 성과급에 고심…대규모 보상 '뉴노멀'로

지난달 17일 대만 타오위안의 마이크론 사업장 앞에서 노동조합원들이 공정한 이익공유제 도입과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며 주먹을 들어 올리고 있다. ⓒ AFP=뉴스1
지난달 17일 대만 타오위안의 마이크론 사업장 앞에서 노동조합원들이 공정한 이익공유제 도입과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며 주먹을 들어 올리고 있다. ⓒ AFP=뉴스1

대규모 성과급 지급에 따른 비용 부담은 삼성전자를 넘어 메모리 반도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30일 2026년 회계연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성과급 보상을 위해 다음 분기 약 10억달러(약 1조3353억원) 상당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성과급 등에 대한 부담으로) 2027년 회계연도 1분기는 매출총이익의 저점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매출총이익률 전망치는 2026년 회계연도 4분기 87%에서 다음 분기 약 86.3%로 낮아졌다.

임직원들의 내부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론 대만 타오위안 공장 노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처럼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체계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직원 보상 재원으로 배분하는 상시적인 제도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실시한 조합원 투표에서는 전체 조합원의 88.3%가 파업에 찬성해 파업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오는 19일(현지시간) 타이베이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다만 실제 파업 돌입 여부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1,605,000원 ▼76,000 -4.52%)도 성과급 지급 방식을 조정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달 초과이익분배금(PS)의 50%를 현금으로, 나머지 5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지급 상한을 두지 않는 기존 기준은 유지하되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던 PS의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달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수조원 규모의 성과급 충당금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규모가 커지면서 대규모 성과급도 사실상 상시적인 비용 요인이 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이익 증가만큼이나 보상 비용 확대에 따른 부담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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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사회부 사건팀을 거쳐 산업1부 전자팀을 출입합니다. 쉽고 와닿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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