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쇼핑천국' 홍콩 편의점에선 감기약 두통약 판매..美·獨·日 등도
아시아의 무역과 금융 중심지인 홍콩은 거대 쇼핑몰이 즐비한 '쇼핑 천국'이기도 하다. 홍콩에선 편의점 역시 성업 중이다. 약 700만 명의 인구에 세븐일레븐 약 900곳, 써클K 200여 곳 등 모두 1100여 곳의 편의점이 있다.
특히 홍콩 전체 면적의 약 27%에 불과하지만 400만 명이 모여 사는 주요 상업·주거지구인 구룡반도와 홍콩섬에는 50여 미터마다 편의점이 밀집해 있다. 홍콩의 편의점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즉석 식품과 음료, 주류 및 생활용품 등을 갖췄다.
홍콩의 편의점이 한국과 다른 것으로는 2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편의점 이용층이다. 한국에선 주로 10대에서 20대의 젊은 층이 편의점을 이용하이지만 홍콩은 장년층까지 편의점 이용 연령대가 좀 더 넓다.
홍콩은 습하고 더운 날씨로 인해 집에서 요리를 하지 않고 외식을 주로 하며, 저녁을 늦은 시간에 먹는 편이어서 나이 대와 상관없이 편의점에서 간식꺼리를 사는 사람들이 많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홍콩 편의점의 물건 값은 일반 가게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오히려 싼 편이다. 2개 이상 묶음을 사면 큰 폭으로 할인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콩 편의점에선 음료수를 한 꾸러미씩 사서 집에 들고 들어가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홍콩의 편의점엔 한국에는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 홍콩에선 이미 10년 전부터 감기약 소화제 두통약 파스 등 단순의약품을 편의점에서 판다. 이 단순의약품의 포장재에는 성분이나 용법, 작용 및 주의사항 등이 자세하게 기재돼 있다.

홍콩섬 완차이(Wan chi) 지구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만난 회사원 조 쳉(Zoe Cheng, 여, 24)씨는 "한 밤에 배가 아프거나 두통이 있을 때 집 주변 있는 편의점에서 약을 구입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IFC) 주변에서 만난 재키 왕(Jackie Wang, 33)씨도 "회사에서 먼 병원이나 약국에 가기 힘들 때 주변 편의점에서 간단한 약을 사 먹곤 한다"며 "설명서를 잘 읽고 그대로 하면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홍콩 외에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도 약국이 아닌 일반소매점에서 단순의약품을 살 수 있다. 일본도 약사법을 개정, 올 6월부터 감기약 진통제 등 단순의약품을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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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소화제 등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1993년부터 간단한 일반의약품을 약국 이외 장소에서 파는 문제가 검토되었으나 현재까지 크게 진척된 사안은 없는 상태다. 약사회에선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일반의약품 가운데 일부를 의약외품으로 전환, 약국 외 판매를 허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편의점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염색제 붕대 등 일부 의약외품만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팔 수 있다"며 "이외에도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된 감기약 소화제 진통제 등의 소매점 판매가 조속히 시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