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회의 별점으로 본 패션 총수]깔끔한 슈트 별5개 만점

지난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가 열린 소공동 롯데호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의 '별'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회장단이 하나, 둘 호텔 입구에 도착할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터졌고 기자들의 질문도 쏟아졌다.
배우들에게 '레드카펫'이 있듯 기업 총수들에게 전경련 회장단 회의가 주요한 공식 행사 중 하나다. '패션도 비즈니스'로 통하는 요즘 시대인 만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기업 총수들의 패션 이모저모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살펴봤다.
5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가 비교적 높은데다 회장단이라는 사회적 지위에 맞게 전체적으로 블랙과 그레이 컬러의 수트에서 벗어나지 않는 보수적이고 무난한 차림이 주를 이뤘다. 넥타이도 그레이 컬러의 수트와 가장 무난하게 어울리는 푸른 계열 넥타이가 많았다.
패션 전문가들이 전반적으로 고루 지적한 문제는 수트가 체격에 비해 약간 크다는 점이다. 패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남성들은 양복을 약간 크게 입는 경향이 있는데 몸에 꼭 맞게 입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바지 길이도 길면 오히려 다리가 더 짧아 보이는 단점이 있다. 셔츠는 수트 밑으로 1.5cm 정도 나오게 하고 바지의 밑단도 구두 굽선까지 오는 것이 정석이다. (각 인물별 별점(★)은 5개 만점)

◇김윤 삼양사 회장(★★★★★)=이날 김윤 회장은 가장 맵시있는 수트 차림을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옷맵시에 정갈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애티튜드'(태도)면에서 가산점이 추가돼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다. 다크톤의 깔끔한 수트에 모노톤의 넥타이가 도시적이면서 차분한 느낌을 연출했고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스타일로 평가됐다.
◇정운찬 국무총리(★★★☆☆)=정 총리는 에너지 절감 운동을 위해 양복 안에 조끼를 입고 등장했다. 그레이 수트와 니트의 스타일링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렸다. 원래 수트에 베스트를 입을 때는 수트의 소재와 같은 것으로 입어 쓰리 피스 수트를 입는 것이 정석이지만 정갈한 네이비 컬러의 니트 베스트에 그린 컬러의 타이를 착용해 편안한 이미지와 함께 메세지 전달도 함께 한 좋은 룩이었다고 평가가 있는 반면, '온(溫)맵시'도 중요하지만 양복에 '조끼'는 격식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학자 출신답게 같은 톤의 조끼는 무난하다는 지적이 우세했다.
◇강덕수 STX회장(★★☆☆☆)=전체적으로 옅은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수트를 선택해 길어보이는 느낌은 좋았다. 화이트 셔츠에 은은한 퍼플계열의 넥타이가 부드러운 느낌을 주지만 타이 색깔이 너무 밋밋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화룡점정이 돼야할 넥타이의 부재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전체적으로 답답하고 올드한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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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용 대림 회장(★☆☆☆☆)=38년생으로 기존 스타일을 고수했겠지만 갈색 계통의 양복으로 이미지가 다소 '올드'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비슷한 톤의 좁은 타이는 갈색 수트를 돋보이게 하기 보다는 더욱 초라하게 보이게 했다는 평가다. 잔무늬의 넥타이 대신 보다 깔끔한 넥타이로 포인트를 줬으면 갈색수트의 '중후'한 느낌으로 어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조언이 있었다.

◇최태원 SK 회장(★★☆☆☆)=다른 총수들에 비해 젊고 체격조건이 좋다는 점에서 패션 연출에도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이다. 체격에 비해 수트가 너무 크고 차가운 민트 컬러의 넥타이가 유독 춥게 느껴진다는 지적이다. 보다 따뜻한 계열의 넥타이를 선택하면 장점이 훨씬 돋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조석래 효성 회장(★★★☆☆)=그레이 컬러 수트에 깔끔한 블루 컬러의 타이 매칭은 훌륭했다. 그러나 '쓰리버튼' 수트가 아쉽다는 지적이 많았다. 쓰리버튼은 요즘 유행도 아닌데다 상의가 상대적으로 길어보이기 때문. 왜소한 체형에는 딱 맞는 블랙 수트와 화이트 셔츠, 블랙타이로 심플하게 연출하는 게 세련되게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역시 사이즈가 문제다. 치수를 크게 입은 점이 좀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몸에 맞게 입으면 정 회장 특유의 '위풍당당'함이 배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건산업 박영주 회장(★★★☆☆)=은은하게 광택이 도는 수트가 세련된 느낌을 준다. 조밀한 패턴이 있는 붉은색 넥타이를 매치해 강렬한 느낌도 자아냈다.
◇GS 허창수회장(★★★☆☆)=큰 키의 장점을 살려 네이비 계열 수트에 보색 대비가 있는 레드 계열의 컬러 타이 매칭이 돋보였다. 옅은 분홍색 넥타이가 얼굴을 다소 길어 보이게 하는 단점이 있고 옷이 다소 크다는 느낌이 있다. 전체적으로 포인트가 없어 힘이 없어보인다는 지적이다. 좀 더 짙은 계열의 넥타이로 포인트를 주거나 보다 핏(fit)한 정장을 입었으면 큰 키가 더욱 돋보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깔끔한 남색 수트에 광택있는 블루계열의 넥타이로 세련되고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얇고 둥근 안경테가 인상을 부드럽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튀지 않으면서도 조화로운 코디가 돋보였다.
◇두산 박용현 회장(★★☆☆☆)=짙은 컬러 수트에 넥타이가 조금 안 어울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넥타이 매듭이 폭이 좁고 셔츠 깃의 폭도 좁고 컬러가 화이트 셔츠에 그레이 계열로 다소 밋밋하다는 의견이다. 대신 수트와 비슷한 컬러의 블루계열 타이나 스트라이프 무늬의 타이를 착용하면 훨씬 세련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장은정 이미지 컨설턴트는 "외국계 CEO들은 패션이 비즈니스 전략에 경쟁력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국내는 이런 인식이 아직까지는 크지 않는 것 같다"며 "수트 연출은 원칙을 지키는 것과 TPO(시간,장소,상황)에 맞는 연출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장은영 아이스타일24 남성MD, 클리포드 홍보팀 남윤정, 패션 홍보대행사 비주컴 박흥실, 스타일리스트 박선영, 홍보대행사 워킹피 유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