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가격 '천차만별' 이유는

명품백 가격 '천차만별' 이유는

김유림 기자
2009.11.30 09:14

# 직장인 서혜연씨는 오래 전부터 벼르고 있던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의 핸드백을 사려고 가격을 조사하다가 백화점과 인터넷 쇼핑몰의 가격이 각기 다른 것을 알고 고민에 빠졌다. 인터넷쇼핑몰들도 가격대가 다양한 데다 백화점과 인터넷 쇼핑몰 간 가격 차이는 특정 모델(백화점 가격 330만원대 제품)의 경우 거의 1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아무래도 신뢰도가 높은 백화점 제품에 끌리긴 하지만 큰 가격 차이 때문에 선뜻 백화점 구매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싼 가격만 믿고 고가의 명품을 인터넷에서 사는 것 역시 망설여진다.

명품 가격은 유통업체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또 인터넷 쇼핑몰에서 파는 명품은 믿어도 되는 걸까.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마다 명품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는 주된 이유는 '병행 수입'이라는 명품만의 독특한 유통 구조 때문이다.

병행 수입이란 국내 수입 업체 혹은 개인 사업자가, 해외 현지에서 명품 본사의 판매 허가를 받아 판매하는 외국 '멀티샵'과 거래 관계를 맺고 물건을 구매해 오는 형태를 말한다.

통상 샤넬이나 루이비통 같은 해외 명품 회사들은 주로 국내에 지사 형태의 '정식 수입 업체'를 두고 제품을 공급하며, 이 경로를 통해 수입되는 제품들은 백화점과 면세점에서만 판매된다.

하지만 롯데닷컴이나 신세계몰, H몰처럼 백화점과 계열사 관계라 하더라도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에는 정식 수입 업체가 아닌 병행 수입 업체를 통해 수입된 제품을 판매한다.

이 병행수입 경로가 되는 외국 멀티샵들은 한 브랜드의 명품만 판매하는 직영 매장과 달리 여러 브랜드 명품을 공급 받아 다양하게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명품 본사의 판매 라이선스를 받아 물건을 공급받아 신상품과 시즌 상품 위주로 판매하며, 오래된 이월 상품을 판매할 수 없는 등 본사의 규제를 어느 정도 받는다.

국내 병행 수입 업체들은 정식으로 외국 멀티샵들과 송장(인보이스) 거래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 계열 인터넷몰들과 거래하는 병행 수입업체들은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거래 규모가 크다"면서 "오픈마켓과 달리 까다로운 심사 기준을 거쳐 거래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믿을 수 있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인터넷몰 중에서는 병행 수입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상품 구매 담당자(MD)가 해외 현지로 가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홈쇼핑 계열 인터넷몰인 CJ몰은 병행 수입업체를 통하지 않고 현지 멀티샵과 거래하며 제품을 조달한다.

하지만 이같은 외국 멀티샵이 아닌 현지 '스탁업체(멀티매장으로부터 시즌이 끝난 상품을 구매해 판매하는 업체)'의 경우에는 가짜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스탑업체들은 주로 창고 형태로 운영되는데 진품과 해외서 제작된 짝퉁이 섞여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따라서 인터넷몰 중 명품 가격이 지나치게 싸고 재고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해외 구매 대행 쇼핑몰의 경우는 해외에 구매 대행 에이전트를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에이전트를 통해 그 때 그 때 구매에 나서기 때문에 가격이 더 가변적이다.

명품가격 차이는 크게 제품 구매 '시기'와 '마진율'에 달려 있다. 명품의 경우 환율이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언제 구매했느냐에 따라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격에도 차이가 많다. 주로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정식 수입 제품은 6~7개월 전 계약이 이뤄지는데 반해, 인터넷 몰들의 경우 2~3개월 전에도 구매되는 경우가 많아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식 수입 업체의 경우 마진을 더 높게 붙여 백화점에서 비싸게 판매되는 경향이 있고 병행 수입 업체들의 경우 현지 세일 기간에 적극적으로 구매해 단가를 낮춘다"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몰들이 마케팅을 위해 '쿠폰'을 얼마나 붙이느냐 여부도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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