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zStyle] 지금, 줄자를 들어 내 몸을 확인하라

내가 만난 남자들 백이면 백, 자기 사이즈를 알고 제대로 된 옷 한 번 입고나면 달라졌다. 일단 옷을 고를 때 적극적이 된다. 아내가 골라준 옷 적당히 입지 않는다. 아내와 함께 옷을 사러 가는 쇼핑을 즐기게 된다. 부부 사이에도 이쪽이 훨씬 분위기가 좋아 진다.
사이즈를 제대로 알고 옷을 입으면 멋지기만 한 게 아니다. 자세까지 교정된다. 뱃살에 신경 쓰고 식사를 조절하게 되고 멋져 보인다는 칭찬을 들으니 마음이 즐거워 절로 웃음이 난다. 헬스장에 가서 억지로 땀 빼는 것보다 몸에 좋다. 운동 삼아 즐거운 쇼핑 후 멋스러워 졌다는 칭찬까지 일석 삼조 아닌가
사이즈를 안다는 것이 도대체 뭔가. 그것은 나 자신에 대해서 안다는 말이지 않는가. 내 몸은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몸은 시간과 함께 쉬지 않고 변한다. 체중계 위에 올라가고 거울을 보고 줄자를 들어 숫자로 보지 않으면 나라고 내 몸에 대해서 다 알 수 없다. 비단 몸만 그런가. 남은 고사하고 내 마음속, 내 머릿속도 오락가락할 때가 있다. 나에 대해서 똑바로 아는 것, 나를 그대로 인정하고 내보이는 것이 자신감의 근원이다. 당당한 사람이 가장 빛나기 마련이다. 그것이 바로 ‘젊음’의 가치다. 몸에 관심을 가질 것, 그 몸을 정직하게 드러낼 것, 그리고 당당할 것. 그것이 젊게 보이는 제일의 패션 공식이다.

95, 100 같은 기성복의 사이즈는 ‘평균적인’ 남성의 사이즈를 말한다. 평균이란 모든 사람에게 적당히 맞는다는 말이지만 반대로 누구에게도 정확하게 맞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이면서 95를 입고, 어떤 이는 통통하지만 작기 때문에 95를 입는다. 전자의 사람은 품은 맞는데 길이가 짧다고 느낄 테고, 후자의 경우는 길이는 적당한데 품은 좀 낀다 싶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맞는 표준 사이즈란 없다.
나이별로 오는 변화에도 기성복의 사이즈는 대응하지 못한다. 20대에 입던 바지를 꺼내서 입어보라. 안 맞는 것은 아니지만 어딘가 불편하다는 느낌이 든다. 체중은 늘지 않았지만 나이와 함께 변화한 체형 때문이다. 몸무게는 그대로 지만 배는 조금 더 나오고 목도 약간 굵어졌을 것이다. 어깨와 팔은 살이 조금 빠졌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40대 이상이 되면 허리에 살이 붙는다. 허리와 목둘레는 비례하기 때문에 목도 함께 굵어진다. 상대적으로 어깨와 팔은 그대로다. 목에 맞추니 어깨가 크고, 어깨에 맞추면 목이 졸리는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만일 기성복을 사서 어깨는 맞고 목은 불편하다거나 품은 맞는데 소매 길이는 길다든가 하면 기성복의 세계를 떠나 맞춤옷을 입어야 제 사이즈를 찾을 수 있다.
# 맞춤복, 내 사이즈를 정확하게 아는 확실한 방법

독자들의 PICK!
그렇다. 사이즈를 정확하게 아는 방법은 맞춤옷을 입는 것이다. 내 목둘레, 허리둘레, 어깨길이, 팔 길이, 가슴둘레에 맞춘 옷을 만들어 입는다. 그렇게 하면 나는 어떤 체형, 어떤 길이를 가진 사람인지 명확해진다. 맞춤옷이 무조건 비싼 것은 아니다. 의외로 기성복보다 싼 값에 슈트를 맞출 수 있는 곳도 많다. 약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몸을 한번 빌려주는 것으로 내 사이즈를 알 수 있다면 투자할 가치가 있지 않은가. 2장에서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적어도 슈트 안에 입을 와이셔츠만은 맞춤으로 선택하라고 권한다.
물론 현실적인 여건이 맞춤옷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기성복을 고르는 노하우 역시 필요하다. 기성복을 사는 경우라도 사이즈에 대해 엄격해야한다. 95, 100 등의 기성복 사이즈는 브랜드마다 차이가 크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성격이나 디자이너의 성향에 따라 같은 사이즈라고 해도 팔 길이나 라인을 뽑는 방식이 다르다. 중키의 남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로 제일모직과 캠브리지멤버스를 들 수 있는데, 두 브랜드의 경우도 차이가 확실하다. 제일모직은 통이 좁고 팔 다리를 길게 재단해 몸이 날렵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옷을, 캠브리지멤버스는 팔 다리 길이가 짧은 체형에 최적화되어 있다. 브랜드 이름에 ‘옴므’가 붙으면 일반적으로 라인을 살리는 디자인을 하는 경향이 있다.
# 기성복 수선한다고 맞춤복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같은 사이즈라도 기성복 브랜드들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다. 입어보지 않으면 알기 힘든 차이다. 따라서 내게 맞는 사이즈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쇼핑이 필수다. 입어보고 또 입어보고, A 브랜드라면 95, B 브랜드에서는 바지 33, 상의 100 이런 식으로 브랜드마다 어떤 사이즈가 나에게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선 없이 내 몸에 맞는 브랜드를 몇 개 찾아낸다면 그 뒤로는 쉽다. 사이즈 고민 없이 해당 브랜드에서 옷을 고르면 된다. 남성 정장의 경우 브랜드의 종류가 여성복에 비해서는 확실히 적다. 하루 이틀 ‘올인’ 한다는 생각으로 브랜드를 섭렵하자.
기성복을 구입해서 맞춤옷처럼 수선해 입는 일도 종종 있다. 바지 길이나 팔 길이 정도가 아니라 주머니를 달고 뒷 트임을 바꾸는 등 거의 재단을 다시 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몹시 유능해 보이는 점원이 “너무 잘 어울리는데 여기만 살짝 이렇게 고치면 어떨까요?”라고 말해도 넘어가선 안 된다. ‘이 정도 수선은 늘 하는 일이니 걱정 말라‘는 호언장담에 혹해서도 안 된다. 아무것도 손대지 않는 것이 베스트, 정 수선해야한다면 길이 외에는 손대지 않을 수 있는 브랜드를 찾자. 플리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