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일대 김, 화장품 등 일본인 인기매장 '썰렁'..주류업계 막걸리 수출 '비상'
#.13일 오후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관. 모처럼만에 따뜻한 주말을 맞아 몰려든 손님으로 북적였다. '화이트데이' 특수까지 겹치며 초콜릿, 사탕, 케이크 매장 앞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그러나 일본인 관광객이 몰리는 김, 라면 등을 판매하는 가공식품 매장은 썰렁했다.매장 관계자는 "평소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바글바글한데 이번 주말에는 거의 텅 비다시피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 열도를 강타한 기록적인 강진에 일본인 관광객 매출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일본인의 매출 비중이 높은 여행·호텔 업계는 잇따른 예약 취소 사태로 울상이다.
당장 피해를 입고 있지 않지만 일본 대지진 피해가 장기화될 경우 백화점과 일본인을 상대로 하는 대표적인 상권인 명동과 동대문 등 중소상인들도 타격을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여행·호텔 '날벼락'..예약 취소 잇따라=일본대지진으로 인해 여행·호텔 업계가 날벼락을 맞았다. 여행사마다 일본출국 예정자와 국내 관광을 위해 입국하려던 일본인들의 예약취소가 잇따르면서 몸살을 앓았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일본으로 출국하려던 사람들의 예약 취소 문의가 폭주했고 실제로 취소도 많았다"며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서둘러 귀국하기 위해 돌아갈 비행기 표를 구해달라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문의가 잇따르면서 휴일에도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대체상품으로 전환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동남아와 중국 등 근거리 여행상품으로 대체 전환하려해도 대지진 공포와 쓰나미 우려 때문에 기피하고 있다"며 "이번 악재로 국내외 여행객수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호텔 업계 역시 울상이다. 일본인 관광객이 주로 선호하는 서울 강북 도심권의 특급 호텔의 예약 취소사태로 비상이 걸렸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이달 넷째 주부터 시작하는 일본 최대 명절인 ‘춘분절’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일본대지진이 발생해 객실 점유율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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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화장품 등 일본인 인기매장 '썰렁'=일본대지진 여파는 일본인이 즐겨찾는 백화점과 명동 등의 매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항상 일본인들로 북적이던 롯데백화점 지하층 김, 라면 등 가공식품매장에는 일본인들의 자취를 찾을 수 없었다.
'일본인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명동 일대에 화장품 매장은 이미 타격을 입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점 관계자는 "일본인 고객수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평일에 비해 최고 40%가까이 줄었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월간 매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보다 일본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면세점 업계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매출 현황은 아직 집계되지 않아 파악되지 않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 수산물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점들은 물량 점검에 분주하지만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일본에서 들여오는 생태 등 수산물에 대해 물량 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성수기를 지났거나 수입물량이 미미해 큰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막걸리 수출 '비상'..日진출기업 '물류차질'=국내 식품·음료·주류업계도 아직까지 큰 피해가 없지만 사태 추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일본 식품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막걸리 수출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롯데주류 재팬은 일본 현지에 8개항을 통해 물량을 배송하고 있지만 센다이, 오나하마 등 2개 항구가 지진피해지역인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 위치해 물류차질이 예상된다.
주류시장에 진출한 진로는 현재 주문배달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각종 금지령으로 컨테이너 작업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라이에 있는 진로 창고는 피해가 없지만 인접 도로가 파손돼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막걸리나 제3맥주(맥아를 사용하지 않은 맥주맛 음료) 등 일본에서 인기있는 한국산 주류 수출은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막걸리업체 관계자는 "3월부터 대 일본 수출을 크게 늘리며 올해 100억원 정도로 막걸리 수출을 할 계획이었다"며 "일본 현지 주류기업과 협의도 끝냈는데 이번 천재지변으로 수출액 달성이 가능할 지 미지수"라고 했다.
맥주업체 한 관계자도 "한국 제3맥주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매년 수백억원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수출량 자체가 줄어들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수출 환경 자체가 나빠진 것은 사실이다"고 했다.
일본시장에 진출한 농심과 오리온 등은 이번 지진에 따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