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8,010원 ▼90 -1.11%)사태가 해결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1월 최대주주인 유진그룹과 2대주주인 선종구 회장이 경영주도권을 놓고 다툼을 시작한 지 반 년만의 일이다. 수면 아래 있었던 갈등까지 포함하면 근 1년을 끌어온 셈이다.
하이마트는 최근 선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한데 이어 3일 이사회에서 한병희 전무를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선 회장은 IMF 외환위기 당시 공중분해 될 뻔 했던 회사를 맡아 매출액 3조원대의 가전유통업체로 일군 '샐러리맨의 신화'였으나 퇴장은 초라했다.
경영주도권을 놓고 최대주주와 대립각을 세우는 등 무리한 욕심을 부린 탓에 생채기가 났고 여기에 횡령, 배임혐의로 검찰수사까지 받는 등 도덕성까지 도마에 올랐다.
승자가 된 유진그룹도 상처가 만만치 않았다.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며 직원들이 흔들리니 실적이 급감했고 기업가치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유진그룹이 보유지분을 매각하는데 성공해도 수천억원 가량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소액주주도 마찬가지이니 결국 모두가 피해를 입는 루저게임이 된 셈이다.
하이마트 사태는 기업의 이해주체들이 과욕을 부릴 때 얼마나 큰 피해가 발생해주는 지 보여주는 반면교사가 될 것 같다. 기업들의 감사제도가 얼마나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느냐는 점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하이마트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는 대형로펌, 국세청, 기업인, 재무전문가 출신의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두 위원회는 같은 멤버로 구성됐는데,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된 검찰수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는 의문스럽다.
선 회장의 비리는 아직 혐의단계지만 사회적으로, 그리고 기업경영에 막대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 감사위원회나 내부거래위원회에서 사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게 마땅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감사위원회는 업무감독과 회계감독권을 갖고 있으며 내부거래위원회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의 경영계약을 비롯해 용역거래 등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감시해야할 의무가 있는 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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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9만5000원이었던 하이마트 주가는 현재 5만7000원대로 '반토막' 났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소액주주들이 적잖다. 이번 사태에서 기업의 내부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용했다면 주주들의 눈물이 조금은 줄지 않았을까.
튀는 CF로 유명한 하이마트는 최근 흑백화면의 TV CF를 방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에서겠지만, 암울한 현실을 반영하는 듯해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