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30억' 제주 생선가게 비결은?

'연매출 30억' 제주 생선가게 비결은?

제주=정진우 기자
2012.09.18 05:40

[르포]우체국쇼핑의 '동반성장 현장' 가보니...제주 향아수산의 성공비결은?

↑ 제주도 제주시에 있는 향아수산 냉동창고. 김석영 향아수산 대표가 선물용 생선포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정진우 기자
↑ 제주도 제주시에 있는 향아수산 냉동창고. 김석영 향아수산 대표가 선물용 생선포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정진우 기자

영하 25도의 냉동 창고. 1분 정도 서 있었는데,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눈앞엔 일정한 크기의 상자 수백 개가 쌓여있었다. 박스 표면엔 갈치와 고등어 등 생선이 담겼다는 설명서가 붙었다. 올 추석을 앞두고 전국 방방곡곡으로 배송될 생선 선물세트였다.

지난 14일 찾은 제주도 제주시 이호1동 향아수산 냉동창고 모습이다. 냉동창고 바로 옆 1층 공장에선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각종 기계가 웅장한 소리를 냈다. 추석을 2주 앞두고 향아수산은 선물용 냉동생선 포장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자 이날 아침 김석영 향아수산 대표가 경매장에서 들여온 갈치 100여 박스가 손질을 기다리고 있었다.

↑ 향아수산 1층 공장 모습. 5단계 위생처리를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직원들이 갈치 손질하기와 토막내기 작업을 하고 있다.ⓒ정진우 기자.
↑ 향아수산 1층 공장 모습. 5단계 위생처리를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직원들이 갈치 손질하기와 토막내기 작업을 하고 있다.ⓒ정진우 기자.

생선공장이라 냄새가 나고 비위생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직원들은 모두 5단계에 이르는 위생처리를 거쳐야만 공장에 들어올 수 있다. 기자도 똑같은 과정을 거쳤다. 공장 직원들은 갈치 손질하기와 토막내기 작업을 하고 있었다. 칼로 갈치 배를 가르고, 내장을 꺼내면 10㎝크기의 철자에 맞춰 일정하게 잘랐다. 오전에 이 작업이 끝나면 오후엔 이물질 검사와 진공포장, 박스포장, 운반 등이 이뤄진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생선들은 식약청이 인증하는 해썹(HACCP, 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s) 마크가 붙여져 나간다. 해썹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운영하는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통과했다는 의미로, 위생적인 식품에만 붙여진다.

↑ 향아수산 1층 공장 모습. 5단계 위생처리를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정진우 기자
↑ 향아수산 1층 공장 모습. 5단계 위생처리를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정진우 기자

향아수산에서 취급하는 생선은 연 300여 톤. 지난해 매출은 20억 원. 올해 예상 매출액은 30억 원이다. 10여 년 전만해도 연 매출 2000~3000만 원으로 구멍가게 수준이었던 향아수산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바로 지난 2005년 거래를 시작한 우체국쇼핑 덕분이다. IMF직후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1999년 36살이란 비교적 젊은 나이에 향아수산을 세운 김 대표는 "우체국쇼핑이 없었다면 지금의 향아수산도 없었을 것"이란 얘기를 했다.

우체국쇼핑은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가 운영하는 직거래 장터다. 국내 농수산물만 취급한다. 지난 1986년 농수산물 개방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의 판로를 열어주기 위해 문을 열었다. 우체국쇼핑은 전국 특산물 등 정부가 인정하는 농수산물만 다루기 때문에 가입이 까다롭다. 1년에 한 차례 실시되는 신규 상품 심사를 통과해야 된다.

이를 통과한다고 해도 위생 상태와 원산지 현지 실사를 하기 때문에 품질을 속일 수 없다. 또 각계 전문가와 소비자 관계자가 생산현장을 직접 방문해 상품을 맛보고 성분표기 등을 철저히 살핀다. 거래업체가 1700여 개에 불과한 이유다. 물론 그만큼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다.

↑ 김석영 향아수산 대표ⓒ정진우 기자
↑ 김석영 향아수산 대표ⓒ정진우 기자

제주도에서만 영업을 했던 향아수산은 우체국쇼핑을 통해 서울과 경기, 충청도, 경상도는 할 것 없이 강원도 산지까지 활동 무대를 넓혔다. 우체국쇼핑을 통해 한해 두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 2008년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현재 향아수산의 매출 중 우체국쇼핑을 통해 이뤄지는 부문이 30~40%에 달한다. 우체국쇼핑을 통해 유명세를 탄 덕분에 일반 거래업체도 대폭 늘었다.

김 대표는 "우체국쇼핑 덕분에 우리가 취급하는 생선세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이 컸다"며 "신선도가 생명인 수산물을 생산지에서 전국 3700개 우체국 망을 통해 즉시 고객에게 배송하니까 장사가 잘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꿈은 5년 내 매출 100억 원을 넘기는 건실한 기업으로 키우는 것. 김 대표는 "그동안 정직과 신뢰를 통해 성장을 해 왔는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여 전 국민이 아는 대표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며 "영세한 사업자들도 우체국쇼핑의 탄탄한 판로를 만나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향아수산 공장 모습ⓒ정진우 기자
↑ 향아수산 공장 모습ⓒ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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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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