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난 22일 금요일 오전 서울 성수동 신세계이마트(108,100원 ▲1,300 +1.22%)본사 인사팀. 주말을 앞둔 평온한 사무실에서 갑자기 한바탕 난리가 났다.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청) 근로감독관 10여 명이 검찰과 함께 사무실을 급습했기 때문.
서울청이 이마트의 '부당노동행위' 수사에 필요한 폐쇄회로(CC)TV 영상물 등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벌인 것이다. 지난 7일에 이어 추가로 이뤄진 압수수색인데, 고용부가 한 회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두 번 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이마트가 정확히 보름 만에 또 압수수색을 당한 이유는 뭘까. 그동안 이마트는 노조설립을 막기 위해 직원을 성향별로 분류, 사찰하고 문제(MJ) 인력으로 낙인찍은 후 인력 퇴출 프로그램으로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고용부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간주하고,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일부 혐의를 확인했다.
기업이 노조활동에 개입하거나 노조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81조에 따라 부당노동행위가 된다. 또 정당한 이유 없이 직원을 해고하거나 징계하는 행위는 근로기준법 위반인데 노동계는 이마트가 이 두 가지 모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마트의 태도다. 서울청은 이마트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이마트가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 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다는 것. 결국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한 이마트는 지난 7일 전격 압수수색을 당했다.
압수수색 이후에도 이마트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피의자는 16명, 조사 대상만 180명에 달하는데 한명 조사에 짧게는 4시간, 길게는 하루가 걸릴 정도로 진척이 더디다고 조사관들은 혀를 내둘렀다. 조직적 증거 인멸 정황까지 포착됐다. 서울청은 이마트가 부당행위와 관련된 전산 자료와 서류를 파기하는 등 증거인멸 혐의를 확인하고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회사 내부 CCTV 화면과, 인사팀 등 직원들의 통화내역을 확보했다.
서울청의 특별근로감독은 이달 말 끝난다.
하지만 이마트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된다. 잘못한 게 있으면 벌을 받고, 떳떳하다면 조사에 착실히 임하면 된다. 이마트 앞에는 '대한민국 대표 유통기업'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우리는 국민의 신뢰를 잃은 기업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많이 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