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화장품 브랜드숍의 '불황 위기'

[기자수첩]화장품 브랜드숍의 '불황 위기'

전혜영 기자
2013.08.16 06:22

우려가 현실이 됐다. 국내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숍(단일 브랜드 매장)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5년 반 만에 처음으로 영업 적자를 냈다.

에이블씨엔씨의 2분기 영업손실은 20억8800만원. 지난 2007년 4분기 이후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억9800만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손실금 규모는 크지 않지만 화장품 브랜드숍 대표주자인 미샤의 적자전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불황 수혜주'로 불릴 정도로 경기 침체에도 고성장세를 지속했던 브랜드숍까지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백화점 1층을 장악한 수입 화장품들이 매출 부진에 시달릴 때도 중저가 브랜드숍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1조원 시대를 연데 이어 3년만인 지난해말 2조5000억원으로 성장했다.

'불황 수혜주' 브랜드숍이 위기를 맞은 건 아이러니하게도 경기침체 때문이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비싼 화장품 대신 중저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했지만 최근엔 저렴한 제품마저 구매를 주저하는 것이다.

'365일 할인경쟁'에 엔저 여파로 일본인 관광객까지 줄면서 브랜드숍 성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대리점 가맹계약 조사 등 정부의 규제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브랜드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실적 악화는 미샤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경쟁 브랜드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브랜드숍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단순히 성장세 둔화가 아니라 큰 위기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브랜드숍 제품에 대해 더 이상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털어놨다.

지나친 경쟁 심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일이 만성화되면서 효과도 없는 '제 살 깎아먹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섭게 성장하던 브랜드숍 업계 모두가 정체 위기를 맞았다. 누가 먼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진짜 경쟁'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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