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유니버셜 스튜디어 코리아' 유상증자 불참..사실상 사업 포기 '초읽기' 관측

롯데그룹이 아시아 최대 테마파크를 표방한 '유니버셜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 개발 사업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사업은 신동빈 회장이 2010년 1월 열린 사업 협약 선포식에 직접 참여했을 정도로 관심이 컸던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이 사업 시행사에 유상증자를 통한 추가 자금 지원을 끊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롯데그룹의 사업 정리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 화성 유니버셜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이하 USKR) 개발 시행사인 'USKR개발'은 지난 7월 주주배정 방식으로 30억원의 유상증자를 예고했지만 증자 종료일인 8월20일까지 롯데그룹 계열사 주주들은 1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 증자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불참으로 끝내 무산됐다.
USKR개발 주주는 호텔롯데(지분율 46.08%)와 롯데자산개발(20.16%), 포스코건설(10.70%), 쌍용건설(5.35%) 등이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USKR개발 지분율을 60% 이상 보유한 사실상의 사업 결정권자다. 하지만 USKR개발에 20억원 남짓 자금 지원도 꺼린 것이다.
USKR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상당한 애착을 가진 사업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2010년 1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업 협약 선포식에 직접 참석했고, 당시 "롯데그룹으로서는 매력적인 사업"이라며 "이 사업으로 롯데그룹이 대규모 일자리 창출에도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는 이명박 정권이 국내그룹들의 일자리 창출 및 기업 투자 확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을 때다.

화성시 신외동 송산그린시티 일대 420만㎡ 부지에 테마파크와 호텔, 콘도, 골프장, 쇼핑몰 등을 짓는 이 사업은 당초 완공 목표가 2016년이었다. 총 사업비 5조1000억원을 투자하는 규모다.
하지만 신 회장의 애정에도 불구, 개발 사업은 꼬이기 시작했다. 롯데그룹이 "땅값을 2000억원 깎아달라"며 땅 소유주인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로부터 토지매입을 계속 미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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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2011년 7월 수공 측과 감정평가액인 5040억원에 땅을 매입하기로 합의했지만 실제로는 토지계약 이행보증금으로 50억원만 냈다. 롯데그룹은 땅값 1차분(1500억원) 납부시한인 지난해 9월 말까지도 대금을 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이 이미 사업시행자 자격을 잃었다는 의견도 있다. 수공 관계자는 "롯데는 토지대금 납부기한을 1년 이상 넘긴데다 외국인 투자자 유치 등 사업 기본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며 "토지계약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수의계약자 지위는 자동으로 상실됐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4월만해도 USKR개발 증자에 16여억원을 넣으며 사업을 이어갈 의사를 비쳤다. 하지만 이후 그룹 차원의 어떤 결정으로 8월 말 증자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수공의 땅값 격차가 2000억원 정도로 5조원이 넘는 개발 비용을 감안할 때 사업성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며 "되레 롯데그룹이 5조1000억원대 개발에 더 큰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수공과 땅값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사업 참여가 쉽지 않았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했는데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