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홈플러스 등 '세일&리스백' 유동 자산화…재무 개선·M&A 실탄 등 확보

유통업계가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는 작업에 골몰하고 있다. 대부분 기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매장을 매각한 뒤 10∼20년간 장기 임차해 사용하는 '세일앤리스백'(SLB) 방식이다. 경기침체와 영업규제 등으로 성장이 정체되자 자산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등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지난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점포 매각을 통해 2조3000여억원을 유동화했다. 올해도 유통 기업들의 자산 처분이 이어져 유동화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금 확보하자"…유통업계, 팔고 또 팔고=롯데쇼핑은 빠르면 다음달초 부동산투자신탁(리츠)를 설립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점포를 매각한 뒤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식으로 총 1조80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일산.포항점 등 4~5개 점포와 롯데마트 고양·구미점 등 11~12개 점포에 대한 실사가 이뤄졌으며 이달중 최종 매각점포가 확정된다. SLB 방식으로 유동화를 진행하는 만큼 매각 점포는 롯데쇼핑이 다시 빌려서 사용한다. 임차료를 내고 기존 백화점과 대형마트 영업을 계속 하는 것이다.
앞서 롯데는 2008년과 2010년 롯데백화점 제주점과 롯데마트 인천 항동점 등 8개 점포를 매각해 총 83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이번 싱가포르 리츠상장까지 포함하면 롯데는 SLB방식으로 총 2조6300억원대 자산을 유동화하는 셈이다.
홈플러스도 최근 2년새 SLB 방식으로 1조4800억원을 조달할 정도로 자산유동화에 적극적이다. 2012년 서울 영등포.금천, 경기 동수원, 부산 센텀시티점 등 4곳을 이지스자산운영에 팔아 6300억원을, 지난해에는 물류센터 2곳과 부천과 수원, 인천, 대구점 등 4개점을 매각해 8600억원을 각각 확보했다.
홈플러스의 자산 매각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현재 20% 수준인 임차점포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만큼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올해도 3~4곳을 추가로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잇단 부동산 처분 '왜'…알짜매장 처분 득실은=유통사들이 자산 매각에 나서는 것은 무엇보다 현금이 필요해서다. 롯데쇼핑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중국 타임스 수퍼(7900억원, 2009년) △GS백화점·마트(1조3400억원, 2010년) △바이더웨이(2740억원, 2010년) 등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 이후 자산을 유동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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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그랜드마트 2개점(1540억원), 지난해 하이마트(1조2480억원) 등 M&A도 현재 진행중인 자산유동화 요인으로 꼽힌다. 제2롯데월드, 부산 롯데월드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돈 들어갈 곳이 많아진 것도 자산을 매각하는 이유다.
홈플러스는 2008년 홈에버(2조3000억원) 인수 이후 부채비율이 772.1%까지 급증하면서 자산 매각을 결정했다. 부동산을 100% 소유하는 '프리홀드' 체제로는 매년 6000억∼8000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SLB 방식 자산 유동화는 대규모 자금을 일시에 확보하면서 영업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대부분 점포 매각 직후 10∼20년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는 만큼 기존처럼 영업이 가능하다. 감가상각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이나 부동산 경기변동에 따른 위험도 피할 수 있다.
당장 재무 개선 효과는 있지만 이익률이나 성장 잠재력이 줄어드는 단점도 있다. SLB 방식으로 유동화한 매장의 연 임대료는 매각가의 5∼7% 수준으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