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확대 위해 업소용 병맥주 출고가 11.4% 내려 "엔저로 인하 부담도 덜어"

"술값은 오르기만 하지 내리지는 않는다"는 게 주류업계의 정설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인식을 깬 드문 사례가 나와 주목된다. 수입맥주 1위인 일본 아사히(Asahi)맥주가 이례적으로 가격을 내렸기 때문이다.
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아사히주류는 최근 국내에서 유통하는 '업소용' 아사히 수퍼드라이 병맥주(330ml)의 주류 도매상 출고가격을 종전 2450원에서 2170원(세금 불포함)으로 11.4%(280원) 인하했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아사히맥주가 한국에서 고가 정책을 고수하면서 다른 맥주에 비해 가격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 들어 병맥주는 캔맥주보다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돼 판매 확대 차원에서 고심 끝에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가정용' 아사히맥주는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 이 관계자는 "가정용은 해당 유통채널에서 할인행사 같은 프로모션을 하기 때문에 가격을 따로 낮추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엔저 현상'으로 수입업체의 부담이 큰 폭 줄어 든 것도 가격인하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입맥주 시장의 절대 강자로 통했던 아사히맥주가 이렇게 가격을 내린 데는 맥주 경쟁이 심화되며 자칫 시장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수입맥주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지만 최근 다양한 브랜드의 수입맥주가 잇따라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훨씬 넓어졌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아사히나 산토리 등 몇 손가락에 꼽는 메이저 수입맥주에 대해 고객 충성도가 워낙 높았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취향의 맥주를 즐기려는 추세로 절대 강자가 줄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1~5월 대형마트 A사에서 아사히맥주의 브랜드 순위는 수입맥주 브랜드 중 1위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6위로 추락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B사에서도 올 1~5월 아사히맥주의 브랜드 점유율은 12.2%로 전년대비 1.7%P 떨어졌다.
청량감 높은 라거(Larger) 제품 일색이었던 국산 맥주들이 앞 다퉈 묵직하고 쓴 맛을 갖는 에일(Ale) 맥주를 내놓고 있는 것도 아사히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하이트진로(17,270원 ▲140 +0.82%)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에일맥주 '퀸즈에일'과 오비맥주가 지난 3월 선보인 '에일스톤'은 특유의 맛으로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했다.
독자들의 PICK!
롯데주류가 지난 4월 내놓은 클라우드 맥주도 롯데아사히주류 입장에서는 경쟁 제품이 되기 때문에 기류가 미묘하다. 종전까지 롯데아사히주류는 한국 롯데칠성음료가 85%,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15%의 지분을 보유하며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롯데칠성은 지난해 보유 지분 19%를 아사히그룹에 매각하며 지분율을 66%로 낮춰 장기적으로 결별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