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에는 정말 좀 나아지겠죠?"
대형마트 업체들마다 을미년 새해를 맞는 심정이 착잡하다고 토로한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부진을 겪었는데 올해도 상황이 좋아질 조짐은 보이지 않아서다. 대형마트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2012년과 2013년은 '월 2회 의무휴업'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가 매출 부진의 원인이라고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영업일수가 2013년과 똑같았던 지난해에도 전년대비 신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대형마트의 성장 엔진이 그만큼 식어버린 것 아니냐는 분석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래서 대형마트들마다 지난해 4분기 사활을 걸고 전년대비 매출증가를 위해 올인했지만 한번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끝내 살아나지 않았다.
대형마트들은 그러나 이 같은 실적부진과 영업규제의 이중고 속에서도 소비심리 회복을 향한 투자는 멈추지 않았다. 전 세계를 뛰어다니며 품질 좋은 상품을 한국으로 들여왔고, 엔화 가치하락으로 판로가 막힌 제주산 참소라를 매장으로 들여와 팔았다.
명절 대목에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은 못난이 과일을 앞 다퉈 매대에 들여놔 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낮아진 가격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지갑을 얇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아무리 외친다고 해도 대형마트의 할인행사만 못하다는 우스개 소리는 가정이 아닌 실제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내수활성화를 위해 각종 규제를 풀겠다고 하는 마당에 정작 정부는 대형마트 규제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닫고 있다.
여기서 프랑스의 교훈을 보자. 프랑스는 내수활성화를 위해 108년을 이어 오던 유통업체의 일요 휴무 원칙을 지난해 10월 포기했다. 프랑스 정부는 일요 영업을 확대하면 파리에서만 1만개 이상 일자리가 생겨난다는 것에 주목했다. 일요일 매출이 살아나면 국민 모두가 좋다는 발상의 전환에 프랑스가 108년이 걸렸다고 해서 한국 정부도 "앞으로 100년 후에나 보자"고 할 것인가?
이미 대형마트들은 자체 브랜드 활성화와 사전 비축, 공동 구매, 병행 수입 등 스스로 할 수 있는 소비 회복과 가격 하락의 모든 방법을 총동원했다. 더 이상 효과도 불분명한 영업규제로 대형마트의 '골든타임'이 허비되지 않도록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할 때다.